인사이트 리포트

중대형 이차전지용 고안전성 모듈
기술 개발 및 실증 트렌드

김석진 _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수석연구원

1. 서론

현재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및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중대형 이차전지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EV : Electric Vehicle)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 Energy Storage System) 에서 이차전지 화재와 폭발사고가 다수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리튬이온 이차전지는 하나의 셀에서 내부단락이 발생하면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열폭주 현상 (Thermal Runway)이 발생하고 주변 셀로 빠르게 확산되는 탓에 대규모 화재 및 폭발로 이어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열폭주 현상은 설계 오류, 제조결함, 운영상 부주의, 오남용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이차전지에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시작된다. 또한 과충전 및 과방전 등으로 리튬금속 덴드라이트가 발생하거나 물리적 요인으로 분리막이 손상되면서 양극과 음극이 만나는 내부단락으로 발생하게 된다.
이차전지는 셀의 전압과 온도 등 충방전 상태를 감시하는 배터리관리시스템(Battery Management System), 배터리 내부 압력이 가해졌을 때 가스를 분출하는 배출장치(Venting), 배터리 내부와 외부 회로를 분리시키는 퓨즈 등 전기적 보호장치가 있고 외부에는 공조설비와 소화진압설비 등 안전장치를 가지고 있으나, 이차전지 열폭주 현상과 화재 확산을 막기에는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셀을 기반으로 이차전지 열폭주 발생으로부터 화재 확산 방지 또는 지연을 시킬 수 있는 고안전성 모듈 및 팩 개발이 필요하다. 이에 높은 온도에서도 견딜 수 있는 난연성 및 불연성 소재 개발, 화재 억제를 위한 소화약제 패치 적용, 모듈 내부의 쿨링시스템 개선 및 차단벽 설치, 화재감지기술을 적용한 BMS 등 이차전지 화재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2. 주요 표준 트렌드

① R&D 관련 표준 동향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를 제조하거나 판매하려면 제품에 대한 안전요구사항에 적합해야 한다. 해당 제품에 적용되는 이차전지 안전기준에 관련된 국제 및 주요 국가 표준을 정리하면 <표1>과 같다.

② 기술개발에 도움이 되는 주요 표준

중대형 이차전지 고안전성 모듈 및 팩 개발을 위해서 이차전지 안전표준에 언급된 열폭주 전이 시험 방법 및 요구사항을 이해해야 하며, 이와 관련된 주요 표준의 시험항목은 <표2>와 같다.

3. 2030 표준 트렌드

2012년 휴대용 이차전지 안전 표준인 IEC 62133(2판)이 개정되면서 셀 단위로 강제내부단락시험 (Forced internal short-circuit)이 도입됐고, 이는 단셀 기준으로 셀 내부에 전도성 이물질을 모사하는 니켈팁을 삽입해 일정한 힘으로 눌렸을 때 셀 내부단락에 의한 화재 및 폭발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지난 2017년에는 산업용 이차전지 안전 표준인 IEC 62619(1판)이 제정되면서 국제표준에서 전지시스템 단위 열폭주 전이 시험(Propagation test)이 처음 도입됐는데, 이는 기존의 셀 단위 강제내부단락시 험과 열폭주 전이시험 중 하나를 선택하여 적용할 수 있도록 표준이 변화된 것이다.

그러나 이후 전 세계적으로 EV 및 ESS 화재가 다수 발생하면서 다량의 전지가 사용되는 중대형 이차 전지의 경우 열폭주 전이 시험의 필요성이 증가됐다. 이에 미국은 ESS용 이차전지 안전 표준인 UL 9540A(2018년) 표준을 제정하였고 셀, 모듈, 랙 및 설치단계별 화재전이 시험을 필수적으로 요구하게 됐다.

2022년에는 전기자동차 이차전지 안전표준인 ISO 6469-1 AMD1이 개정되면서 열폭주전이 시험방법이 구체화됐고 나아가 이차전지 제조사는 열폭주 전이 시험에 따른 열폭주 전이 경감방법 (demonstration of thermal propagation risk mitigation)을 입증하는 방향으로 표준이 개정됐다. 이는 셀의 내부단락 가능성을 고려해 열폭주 확산방지 또는 지연 등 인명 및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하라는 내용으로, 기존의 이차전지 화재발생 불가에서 화재발생에 따른 경감조치 입증으로 해결방 법이 추가된 것이다.

UN 38.3 리튬전지 운송표준에서도 열폭주 전이 시험방법에 따른 운송방법을 규제하고자 열폭주전이 시험방법을 개발중에 있으며, 이차전지 열폭주 전이시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시험항목으로 대두 되고 있다.

4. 경쟁력 강화 위해 기술개발 연계 표준화 필요

우리나라 이차전지 제조기업은 해외시장에서 최상위권 기술보유 및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대형 이차전지의 화재발생으로 인해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신속한 이차전지 화재극복 기술개발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술개발 결과물은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표준 요구사항을 따라 평가돼야하 고, 최신 표준화 동향 파악 및 표준 제·개정 작업이 기술개발과 연계해 진행돼야 한다.
본 과제에서는 중대형 이차전지 고안전 모듈 개발은 우선적으로 전기차에 들어가는 이차전지를 대상으로 셀 단위 열폭주 전이시험으로부터 모듈 및 팩 단위로 순차적으로 시험이 계획돼 있다. 또한 셀 단위에서 화재확산 방지 및 지연기술이 효과가 있어야 모듈 및 팩에 적용 가능하므로 셀 단위에서 다양한 난연및 불연 소재와 소화약제 패치를 적용하여 많은 열폭주 전이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본 연구를 통해 비용절감 및 시험의 용이성을 위해 ‘셀 블록 단위 간이 열폭주 전이 시험방법’을 개발해 국내 단체표준으로 제정할 예정이며, 본 표준을 소재 및 부품개발 업계에 보급함으로써 개발 결과물에 대한 평가를 손쉽게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국제표준화에서도 이차전지에 대한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열폭주 전이시험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표준 제정 초기단계로 다양한 셀 타입에 따른 열폭주 인가방법, 차량 등 제품 단위의 열폭주전이 시험방법등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까닭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국의 시험결과를 토대로 시험의 현실성과 재현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련 표준들은 개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개발팀과 표준개발팀 간의 긴밀한 상호협력관계 구축은 우리나라 이차전지 화재극복 기술개발을 단축할 수 있는 지름길임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