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메타버스 시대를 위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란 반도체 공정을 통해 제조된 가로세로 100㎛ 미만의 LED 칩을 전기회로기 판에 전사하고 전기적으로 접합함으로써 적색, 녹색, 청색 칩 하나하나를 화소 픽셀로 구동하는 무기 발광 디스플레이를 의미한다. 기존 LCD 및 OLED 기술과는 달리 구조가 간단하고 낮은 소비전력 대비 높은 휘도로 뛰어난 시인성을 가짐과 동시에 마이크로 LED 칩의 크기와 칩 간 간격 조절을 통해 저해상도 에서 초고해상도 영역까지 구현할 수 있으며 패널 간 타일링이 쉬워 초소형에서 초대형으로도 구현할 수있다. 100인치 이상 초대형 디스플레이와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혼합현실(MR) 기기용 초소형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으며, 디스플레이가 만연한 초연결·초실감 메타버스 시대에 적합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2. 마이크로 LED 칩 전사·접합 관련 기술 동향
세간의 장밋빛 기대와는 달리 2022년 10월 기준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의 제조 수율과 단가는 예상 치를 밑돌고 있다. 해당 현상의 주요 원인은 바로 마이크로 LED 칩의 전사와 접합에 있다.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패널은 에피 웨이퍼로부터 형성된 적색, 녹색, 청색 마이크로 LED 칩을 개별 칩으로 단일화하고 이를 전기회로기판 위에 정렬해 물리적으로 이식하는 전사 공정 이후 칩과 전기회로 기판 간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접합 공정을 통해 제조된다. 그러나 4K 해상도의 경우 약 2,488만 개, 8K 해상도의 경우 약 1억 개의 마이크로 LED 칩을 전기회로 기판에 전사하고 접합해야한다. 동시에 해상도가 올라갈수록 마이크로 LED 칩의 크기는 작아지고 간격은 좁아져야 하므로 수율이 떨어지고 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재 마이크로 LED 칩을 전기회로 기판 위에 정렬해 이식하는 전사 공정 장비는 미국 X-Display 사의 원천기술, 마이크로 LED 칩을 전기회로기판과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접합 소재는 일본 Dexerials 사의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다. 아쉽지만 아직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의 제조 단가는 시장에서 멀게만 느껴진다. 소재, 부품, 공정, 장비 등 모든 측면에서 기술혁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3. 마이크로 LED 동시 전사·접합기술
국내의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상기에서 언급된 전사·접합 관련 소재, 공정, 장비의 혁신 요소기술로 마이크로 LED 동시 전사·접합 기술(SITRAB, Simultaneous Transfer and Bonding)을 개발했다.
SITRAB은 인터포저 상에 배열된 마이크로 LED 칩을 SITRAB 소재와 면 레이저 기반의 공정, 장비를 이용해 전기회로 기판 상에 동시 전사·접합하는 기술이다. SITRAB 소재를 전기회로 기판 상에 도포하고 인터포저 상에 배열된 마이크로 LED 칩을 정렬한 후 일정 압력을 가하면서 면 레이저를 조사한다. 수초 이내의 짧은 면 레이저 조사에 SITRAB 소재가 개시되어 마이크로 LED 칩과 전기회로 기판 사이에 존재하는 솔더(Solder)1) 의 산화막을 제거함으로써 전사와 동시에 솔더에 의한 전기적 접합을 가능하게 한다.
이때 SITRAB 소재는 경화(Curing)2) 되지 않고 초기와 같은 기능을 유지하고 있어 불량 마이크로 LED 칩을 물리적 또는 기능적으로 제거한 후 SITRAB을 재실시하는 방식으로 불량 화소 수리를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후 SITRAB 소재는 후경화 공정을 통해 경화되어 솔더 접합부를 보호하고 마이크로 LED 칩을 전기회로 기판에 안정적으로 접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1) Solder 납땜에 사용되며 반도체와 기기 기판을 연결하는 녹는점이 낮은 합금
2) Curing 액상의 수지가 화학결합에 의해 고상으로 단단하게 굳어지는 현상
SITRAB 기술은 소재, 공정, 장비가 결합한 국내 소·부·장 원천기술로 기존 마이크로 LED 전사·접합·불량 화소 수리 공정을 혁신적으로 간소화할 수 있어 제조 단가 절감을 통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의 상용 화에 이바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반도체 칩을 전기회로 기판에 전사하고 접합하는 반도체 분야에도 같게 적용할 수 있어 상용화 시 그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4. 국내 소·부·장 공급망 관리 구축의 중요성
디스플레이 산업은 디스플레이 제품을 직접 만드는 전방 산업과 이를 구현하기 위한 소재, 부품, 장비업 체로 이뤄진 후방 산업으로 이뤄져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삼성, LG가 세계 디스플레이 전방 산업을 선도 하고 있으나 디스플레이 산업 특성상 경쟁사가 후방 산업에서 동일한 소재, 부품, 장비 조합을 공급받을 경우 손쉽게 유사한 디스플레이를 제조할 수 있고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힐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해당 기술이 성숙기에 진입하면 기술 격차는 거의 없어지고 가격 경쟁력에 의해 시장이 움직이게 되는데 현재 LCD가 이에 해당하며, OLED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현재 마이크로 LED 칩 제조 기술은 중국의 Sanan Optoelectronics, 대만의 PlayNitride 등 중화권 업체, 전사·접합 공정에 사용되는 소재는 일본의 Showa Denko, Dexerials 등이 선도하고 있다.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소재와 부품을 일본, 중국에 의존하면 LCD에서 이미 경험한 급속한 경쟁력 약화를 답습할 여지가 크다. 이러한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국내 소재업체, 부품업체, 장비업체, 패널업체, 세트업체 간 연대를 통해 디스플레이 분야의 소·부·장 공급망을 새롭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의 현실적인 양산화를 위한 제조 방법이 아직 정립 되지 않은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5. 미래표준 트렌드 전
신규 표준화 분야 :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검사 및 신뢰성 평가 분야
디스플레이는 산업 특성상 제조 기술에 대한 보안 및 국가 차원에서의 보호조치가 강하기 때문에 부품, 모듈 및 최종 제품의 특성 및 신뢰성 평가를 중점적으로 국제 표준화가 이뤄지고 있다. 국제 표준기구인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에서 주목할 만한 디스플레이 관련 주요 표준위원회는 아래와 같다.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관련 신규 표준화 분야는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관련 부품, 모듈 및 최종 제품의 검사 및 신뢰성 평가 분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의 양산 및 관련 기술의 혁신을 위해서는 제조 과정 각 단계에서 불량 유무를 검사해 생산 수율을 향상하고 디스플레이 신뢰성 평가를 통해 더 완벽한 제품을 출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마이크로 LED 디스플 레이 제조 관련 검사 및 신뢰성 평가 방법의 표준화와 이와 연계된 장비 개발이 요구된다. 하지만 안타깝 게도 우리나라는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의 제조 종주국임에도 불구하고 검사 장비 업체와의 연계를 통한 표준화는 미흡한 실정이다. 최근 국제 표준이 제정되고 있는 OLED 기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경우를 예로 보면 플렉시블 OLED 부품에 적용이 가능한 기계적 테스트 관련 국제 표준이 일본 YUASA System社의 검사 장비를 인용하여 제정된 바 있다.
이를 고려해 국내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개발 업체와 검사 장비 업체와 정부가 협력해 선제적으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의 특성 평가 관련 국제 표준화 전략을 수립해야한다. 이후 궁극적으로는 우리나 라의 주도로 제정되 국제표준에 국내 검사 장비가 시험 표준으로 인용될 수 있도록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 함으로써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연대를 공고히 하고 국제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맺음말
현재 우리는 TV, 스마트폰, 자동차 등 다양한 제품을 통해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의 일상을 책임지고 있는 디스플레이는 향후 통신, 사물인터넷, 반도체, 센서 기술 등과 융합되어 초연결·초실감 메타 버스 시대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가운데 차세대 디스플레이 중 하나로 인정받는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는 기존 LCD, OLED 대비 이에 적합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가 지속적으로 미래 디스플레이 산업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국내 산·학·연 연대를 통한 기술혁신과 국내 소·부·장 중심의 공급망 구축이 선행돼야 하는 것은 물론 국가 차원에서 전략물자로서의 계획 수립 및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