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란?
전기화학적 산화·환원 반응으로, 전기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충전),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방전) 변환하는 에너지저장장치를 이차전지로 정의한다. 이차전지는 종류별로 각각의 특징을 가지며 용도에 따라 선택적으로 사용된다. <표 1> 납축전지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시동용 전원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가장 많으며, NiCd전지는 비상용 전원 으로 사용된다. NiMH전지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구동 전원으로 많이 사용되지만, 국내 제조사는 없는 실정 이며 플로우전지와 고온형 이차전지는 대형 전력저장시스템(ESS)에 응용된다.
리튬이차전지
이차전지 중 가장 활용도가 높은 리튬이차전지는 리튬이온을 포함한 전이금속산화물 양극과 리튬이온을 담을 수 있는 음극 물질(예: 흑연계)로 구성된 비수계 이차전지이다. 리튬이차전지는 형태에 따라 원통형, 각형 및 파우치형 등으로 구분한다. <표 2>
리튬이차전지는 전기자동차의 보급·확산에 따라 급속한 성장을 이뤘으며 세계시장 규모는 2021년 563억 달러를 달성했고, 2030년에는 3,726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튬이차전지 시장의 95%는 한·중·일 3국이 지배하고 있으며 한국은 세계 1~2위의 시장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이차전지 기술력은 NCM 삼원계(니켈, 코발트, 망가니즈) 양극을 사용하는 고에너지밀도 전지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에너지 밀도의 증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점차 한계점에 근접하고 있어, Si 음극 사용 비율 증대 및 후막 양극 기술 적용 등 한계 극복을 위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새로운 시스템 개발도 함께 진행하고 있는데, 전고체전지와 리튬황전지 등의 차세대전지 개발로 용량, 수명 및 안전성을 모두 향상하려는 노력 중이다.
리튬이차전지 주요 표준 트렌드와 안전성 검증시험
리튬이차전지 분야 표준동향은 성능 및 안전성평가방법 중심으로 표준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응용 분야별로 표준을 제정·관리하고 있다. 스마트폰, 노트북, PC와 같은 휴대기기용 전원부터 전기자동차용 구동 전원, 산업용·ESS까지 표준 제정 활동이 진행 중이다.
리튬이차전지는 고출력, 고에너지밀도라는 특징이자 장점을 가져 다양한 응용 분야에 적용되지만, 열적 불안정성을 갖는 리튬과 유기용매 전해액을 사용하는 점 때문에 화재의 위험성을 항상 지니고 있다. 이를 해결하는 기술과 화재 안전성을 검증하는 방법이 개발되어야 한다.
더불어 최근에는 전기자동차용 전지의 폐기 시점에 대비한 재사용 관점의 표준 제정과 탄소중립 정책의 계산 근거를 제공할 탄소발자국 계산방법 표준 제정이 진행 중이다.
① R&D 관련 표준 동향(성능평가)
리튬이차전지는 각종 응용기기에 적용되는 부품으로써 그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표준이 있다. 전지 성능 으로 요구되는 주요 항목은 용량(상온/고온/저온), 출력, 사이클 수명, 저장 성능(장기 보관 성능) 및 내부 저항 등의 평가로 구성된다. 전기자동차용 전지의 성능검증을 위한 출력 및 사이클 수명 패턴이 추가되면서 이는 <표 4>와 같다.
② R&D 관련 표준 동향(안전성평가)
리튬이차전지는 열적으로 불안전한 특성을 갖기 때문에 이를 검증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었다.
전기적, 기계적(물리적), 열적안전성 검증방법으로 구성된 안전성평가는 <표 5>와 같다.
산업 초기 고장(사고)은 주로 충전기의 불량 또는 전지의 구조적 결함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전기적 오용 상황을 모의하는 과충전 및 외부단락시험방법, 물리적 충격 상황에 대비한 압착, 관통, 낙하 및 충돌시험 등의 검증방법이 강조되었고, 고온 상황의 노출에 대한 열 노출시험 등이 검토되었다. 이후 전지 제조 기술의 향상과 소재 물성의 개선으로 구조적인 불량 셀 감소와 더불어 전지 내구성이 향상되면서 3가지 주요 원인(전기적, 기계적, 열적 충격)으로 인한 사고 빈도가 획기적으로 감소하였다.
반면, 지난 3년간의 ESS 화재의 예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아직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이는 대부분 전지의 내부단락 현상으로 이어졌고, 모듈 또는 팩을 구성하는 이웃 셀로 화재가 전이되어 큰 사고로 이어졌다. 이처럼 최근 가장 주목하는 리튬이차전지의 안전성 검증 관점은 셀의 내부단락과 이로 인한 화재 전이 여부이다.
강제 내부단락 시험(Forced internal short-circuit test)
과충전, 외부단락 등과 같은 사고는 외부로부터의 충전 전원을 차단하거나, 단락 퓨즈 등의 기구설계를 통해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셀 내부로부터 발생하는 단락 현상, 즉, 내부단락은 외부 보호기기(또는 소자)로 보호할 수 없다.
내부단락 발생 원인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환경 요인으로 비정상적 외부온도 노출, 충격(낙하 또는 출동) 및 셀이 압착되는 상황이 해당하며 이를 검증하기 위해 고온시험, 충격시험 및 압착시험이 적용된다. 두 번째는 리튬 덴드라이트가 형성되는 경우로 저온/고온에서의 비정상 충전, 과충전, 과방전 및 양/음극 물질의 용량 불균형이 원인이고 강제 내부단락 시험, 과충전시험 및 강제방전시험 등으로 검증할 수 있다. 세 번째는 공정상의 문제로 도전 물질의 오염, 금속 파편의 이탈 또는 불완전한 마무리, 분리막의 손상 등에 기인하고 이러한 안전성을 확인하는 방법은 강제 내부단락 시험이 유일하다.
내부단락 발생은 양극과 음극 간의 도전 경로가 형성되어 급격한 발열(열폭주) 현상을 일으킨다. 특히 리튬 석출 현상은 동작 온도와 충·방전 전류의 영향도 함께 받는데, 저온 및 고온 환경에서 고전류에 의해 운전이 이루어지면 그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
이차전지 국제표준제정기구인 IEC에서는 내부단락 상황에서도 열폭주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설계를 요구하고 있고, 이를 검증하기 위해 강제 내부단락 시험을 도입하였다. 셀을 구성하는 젤리롤 안에 1mm 크기의 금속 이물을 삽입한 후 압착하여 1개 층(양극-음극)을 단락시켰을 때 열폭주가 일어나는지를 평가한다. <그림 1-(a)> 하지만 위 시험방법은 셀을 분해하여 금속 이물의 삽입과 재조립 후 압착이라는 고난도의 시험 기술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기 위한 강제 내부단락 대체시험의 방법이 제안되었다. 즉 셀의 분해 없이 ‘Intender’로 불리는 침을 전지에 찌르면서 전압변동을 측정하여 50mV 이상의 전압강하가 일어나면 시험을 멈추고, 50mV의 전압강하를 1개 층이 단락되는 현상으로 갈음한다. <그림 1-(b)> 두 가지 시험의 의도는 내부단락이 발생하더라도 열폭주까지 이르지 않는 강건한 셀 설계를 하도록 제조 사에 요구하는 것이다.
화재 전이 시험(Propagation test)
화재 전이 시험은 셀의 내부단락 발생이 열폭주로 이어질 경우, 모듈 또는 전지팩의 폭발로 이어지는지 주변 셀에 대한 영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한 셀의 의도적인 열폭주를 위해서는 과충전, 관통, 가열(내/외부) 또는 레이저 중 한 가지 방법을 사용할수 있으며, 두 개 이상의 복합적인 방법을 함께 사용할 수도 있다. <그림 2> 및 <그림 3>은 이 중 레이저, 내부 히터 및 외부 히터에 의한 가열로 열폭주 유도 후 전지 모듈의 화재 전이 여부를 평가하는 시험 장면 이며, 한 셀의 열폭주가 주변 셀로 열폭주/화재 전이가 이루어지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모듈/팩의 열폭주 및 화재 전이를 방지하기 위해 셀 간에 열차단 소재를 적용하기도 하며, 전지팩 외부로의 화재 및 폭발을 억제하기 위한 소화 기능을 전지팩 내에 설치하는 등의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표준 트렌드 향후 전망
전기자동차의 수명이 끝나가는 시점이 다가오면서 추진동력으로 사용되던 리튬이차전지의 활용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하였다. 수명의 80% 정도만을 사용하고 폐기되는 전기자동차용 전지의 특징을 고려하여 이를 재사용 또는 재활용해야 하지만, 아직 관련 국제표준이 없는 상태이다. IEC는 이를 대비하기 위해 TC21 및 SC21A 분과에서 전지 재사용에 대한 표준작업을 시작하였다. 한편 각국의 탄소중립 정책을 만족하기 위한 탄소배출량 저감 노력이 점차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차전지 생산 및 사용에 따르는 탄소배출량의 계산방법 표준화 역시 요구되고 이를 위한 표준개발이 진행 중이다.
사용후 배터리 표준화
전기자동차가 보급된 지 10년이 지나면서 재사용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9년 국내에서만 8만 대 정도가 배출될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수명의 80% 정도만 사용하고 폐기되는 전기 자동차용 전지는 재사용 및 재활용을 통해 자원을 순환 사용해야 하는 문제가 따르는데, IEC는 이를 활용 하는 방법에 대한 표준화를 다음과 같이 작업 중이다.
IEC 63330 CDV는 다른 용도를 위해 제조된 셀, 모듈, 배터리팩 및 배터리시스템의 용도 변경 사용에 대한 성능, 안전성평가 절차 및 기본 요구 사항을 규정하는 표준(안)으로써 위원회 투표단계에 있다.
IEC 63338 CDV 역시 위원회 투표단계에 있으며, 리튬이차전지 및 니켈MH전지가 최초의 용도에서 추출된 후 재사용되거나 용도 변경될 때 검토되어야 할 데이터 적합성, 안전성평가, 운용범위 등의 일반 사항을 규정한다.
탄소발자국 계산방법 표준화
이차전지 산업계도 세계 각국이 설정한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여러 작업을 준비 중이다. 첫번째로 이차전지 전주기 제조공정 중 발생하는 탄소배출량 계산방법을 표준화하고 있다. IEC 63369-1 CD는 탄소발자국 계산방법 표준화를 위한 첫 번째 표준안으로서 일반적인 요구 사항과 글로벌 방법론을 다룬다. (두 번째 표준(안)은 구체적인 방법론을 다룰 예정으로 현재 준비 중이다).
이 방법론은 주로 배터리 제조업체가 제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배터리 구매자 또는 최종 사용자가 기준 서비스 수명 동안의 사용을 고려하는 배터리시스템의 탄소발자국을 비교하며, 배터리시스템 개발, 친환경 설계, 자발적 또는 필수 프로그램 참여 등 다양한 목적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다음 <표 7>에 기술한 수명 주기 단계별 탄소배출량을 계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맺음말
우수한 성능을 가진 리튬이차전지는 자동차 시동용을 제외한 거의 모든 e-mobility, 전자기기 및 ESS에 응용되고 있다. 하지만 열적 불안전성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지속되는 등 소비자를 화재로부터 자유롭게 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꾸준한 셀의 품질 개선에 따라 안전성이 향상되어 외부 요인에 의한 사고 빈도는 줄었으나, 셀 내부로부터 발생하는 내부단락 현상의 명확한 규명과 이를 막기 위한 보호 대책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새로운 이슈로 등장한 사용후 배터리의 품질평가 및 안전성 확보 문제와 전지 제조 및 사용 중 발생하는 탄소배출량 저감 문제는 도전과제이다. 또한 전고체전지 및 리튬황전지와 같은 차세대전지 개발 추이에 따른 국제표준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국가 차원의 국제표준로드맵 작업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