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리포트

고속·고주파 PCB용 소재 기술개발 표준 트렌드

이민수 _ 한국실장산업협회 이사

PCB 기술

PCB(Printed Circuit Board: 인쇄회로기판)는 절연판에 구리로 전기회로를 형성한 기판으로 실장된 부품을 연결하여 전자기기가 제 역할을 하게끔 하는 기반이 된다. 컴퓨터, 휴대폰, 서버, 가전제품 등 모든 전자·정보기기에 사용되며 자동차 전장품이나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에도 사용되는 필수적이며 중요한 부품이다. PCB는 크게 많이 쓰이는 딱딱한 경성기판과 유연한 연성기판으로 나눌 수 있다. 적용 면에서는 일반 PCB와 반도체 Packaging용 PCB (substrate)로 나눌 수 있으며 근래에는 휴대폰의 발달로 휴대폰용 HDI PCB를 따로 나누는 경우가 많다. PCB제조는 원판 (CCl) 준비, via 형성, 회로형성, 표면처리, 검사 순이다. 이 중 가장 핵심이 되는 공정은 회로 형성으로, 통상 감광성 물질에 회로 패턴을 대고 노광하여 반응시켜 패턴 외 부분은 감광성 물질과 동박 부분을 제거하여 회로를 얻는 공정을 이용한다.

고속·고주파용 PCB 기술

PCB 기술은 전자기술의 발전에 대응하여 발전해왔다. 최근에는 5G 등 통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고속· 고주파용 PCB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이 널리 이뤄지고 있다. 유선 네트워크의 고속전송에 쓰이는 PCB를 고속 PCB라고 하며 서버, 라우터, 스위치 등에 주로 사용된다. 무선네트워크에 사용되는 PCB는 고주파 PCB라고 하며 전력증폭기, 안테나, ADAS RF Radar 등에 사용된다. 이 둘은 공정기술이나 기판의 모양은 다르나 소재로는 유전특성이 우수한 저유전 소재가 필요하다.

PCB 소재 기술

PCB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여러 소재가 필요한데 그중 가장 중요하고 비중이 큰 소재는 원판이라 불리는 CCL(Copper Clad Laminate: 동박적층판)이다. CCL은 전도성을 나타내는 동박, 절연성을 부여하는 수지, 기계적인 특성을 책임지는 보강제, 그리고 여러 특성을 강화하거나 도와주는 필러로 이루어져 있다.
유리섬유 혹은 종이를 수지 바니쉬에 함침시킨 후 반경화한 프리프레그를 동박과 함께 press하여 제조하며 프리프레그와 동박은 CCL뿐 아니라 다층 PCB를 만들 때도 쓰인다.

CCL은 일반적으로 구성물질에 따라 구분하며 페놀/종이 CCL(FR-1, FR-2), Composite CCL (CEM-1, CEM-3), 에폭시/유리섬유 CCL(FR4), PI CCL(Flexible CCL) 등이 있다. 기계적, 전기적, 열적 특성을 모두 합친 전체적인 특성으로 보면 FR-1, FR-2, CEM1, CEM3, FR-4, FCCL 순으로 특성이 좋으며 FR-4가 가장 많이 쓰이고 대표적인 CCL이다. 이러한 특성의 차이는 CCL을 구성하는 절연수지와 보강재 필러, 동박에 따라 발생하므로 CCL 개발 시에는 최종 적용제품에 필요한 특성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적절한 원소재를 선정해야 한다. 산업용으로 많이 쓰이는 FR-4에는 특성이 다른 다양한 제품이 있는데 근래에 들어와서는 전자·정보·반도체 기술의 발달로 FR-4중에서도 특성이 뛰어난 CCL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여러 고기능 FR-4가 개발되었고 이러한 고기능 CCL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휴대폰용 기판에 쓰이는 HDI 소재, 반도체에 쓰이는 IC Substrate 소재, 고속·고주파용 저유전 소재 등이 있다. 이러한 고기능 FR-4 소재에는 특성 향상을 위하여 에폭시 수지보다 특성이 뛰어난 고기능 수지와 특수 필러를 더 많이 사용한다.
이와 더불어 환경친화적인 제품에 대한 요구도 높아져 환경에 유해한 할로겐 계통의 난연제를 사용하지 않는 비할로겐 난연제를 사용한 제품이 많이 개발되어 시장에서 쓰이고 있다. 무연 솔더 사용에 따른 솔더링시 가열온도 증가에 대응하는 내열성이 높은 소재의 개발은 제품개발에서 필수가 되었다.

PCB 소재 표준

PCB 표준에는 사실상표준인 IPC 표준과 국제표준인 IEC 표준들이 대부분이다. 산업계에서는 IPC 표준을 많이 채택하고 있으며 소재표준도 IPC 표준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 PCB 소재의 표준은 소재에 대한 규격 으로 대상 소재에 대한 기계적, 전기적, 열적 특성, 난연성 등에 대한 값이 규정되어 있다. 구체적으로는 동박 접착력, Flexural Strength, 체적저항, 표면저항, 유전상수, 유전손실 계수, 내전압, 열분해온도, 고온에서 Delamination 시간, 유리전이온도, 난연성, 흡수율, 할로겐 함량 등이다.

소재 표준 수로만 보면 IEC가 IPC보다 월등히 많아 IEC가 IPC보다 많은 소재에 대한 표준이 있을 것으로 여길 수 있으나 이들 표준의 형태를 보면 다르다. IPC 표준은 제품군에 대한 표준으로 다수의 개별 제품에 대한 것이 한 표준에 포함되지만 IEC 표준은 개별 제품에 대한 표준이다. 실제로는 개별제품에 대한 규격은 IPC 표준이 IEC 표준보다 많다.
소재 표준의 경우 IPC 표준이 미국의 국방표준인 Mil spec을 바탕으로 IEC 표준보다 먼저 1997년에 제정되었고, IEC 소재 표준분과인 WG4의 의장을 미국에서 계속 수임하고 소재 관련 표준을 IPC 표준에 기반하여 제안, 제정되어 내용상 거의 동일한 제품표준들이 두 기관 표준에 다수 존재한다. 소재표준 중가장 많이 쓰이고 중요한 경성 기판 소재에 대한 표준을 보면 IPC는 단일표준인 IPC-4101 Specification for Base Materials for Rigid and Multilayer Printed Boards에서 모든 관련 소재를 다루고 있고 IEC는 개별 제품에 대한 표준이 있으며 이들은 다음과 같다.

고속·고주파 통신에서의 PCB 소재

신호가 유전체 상의 도체(PCB의 회로)를 통해 전송될 때 일부가 열로 전환되며 손실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손실은 크게 유전체에 의한 손실과 도체에 의한 손실로 나눌 수 있다. 유전체에 의한 손실은 다음 식에 따라 주파수와 유전체 특성에 비례한다.

즉 유전체의 유전상수, 유전손실, 주파수가 낮을수록 낮을수록 손실이 줄어들며, 유전특성 중에서는 유전 상수보다는 유전손실 계수에 신호 전송손실이 더 많이 좌우된다. 보통 이러한 손실은 주파수가 낮은 경우 에는 크지 않으나 주파수가 높아지면 급격히 커져서 일반적인 FR-4 소재로는 원하는 정도의 손실을 달성 하지 못하여 신호를 잃어버리거나 일부만 전송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신호의 손실은 주파수가 2Ghz 까지는 유전율에서 1.2가 높아도 손실 차이가 1.5배가 나지 않는데 10Ghz가 되면 2배까지 벌어진다.
20GHz가 되면 3배까지 나며 유전손실 계수에서 0.015와 0.002의 소재를 사용하면 2Ghz에서 2배가 차이가 나고 10Ghz에서는 10배 차이가 난다. 20Gzh에서는 무려 100배의 차이가 생기며 통상 저유전 소재는 유전율과 유전손실 계수가 일반소재에 비하여 모두 낮으므로 둘 간의 전송손실 차이는 더욱 커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유전상수와 유선 손실이 작은 고기능 소재를 사용해야 하며 이 소재가 바로 저유전 소재이다.

전도체 손실의 경우에는 skin 효과와 산란 효과가 있다. skin 효과는 고주파로 갈수록 신호가 전송되는 도체의 두께가 얇아진다는 것이고 산란 효과는 신호가 도체를 따라 가면서 방향이 달라지면 산란이 일어 난다는 것이다. 이 둘의 효과는 고주파로 가게 되면 동박의 평평함, 즉 표면 조도가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의미다. 실제로 일반적인 조도의 동박에 비하여 조도가 낮은 동박을 사용할수록 손실이 줄어드는 결과를 보인다.

저유전 소재 기술

저유전 소재는 유전손실 계수에 따라 구분하는데 일반적으로 standard loss, mid loss, low loss, (very low loss), ultra low loss, extreme low loss로 나뉜다. 예전에는 1Ghz를 기준으로 하였으나 근래에는 10Ghz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저유전 소재에는 유전특성이 뛰어난 원소재가 필요한데 그중에서도 절연수지는 유전특성을 상당 부분 결정하므로 어떤 수지를 적용할 것인가가 저유전 소재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결정사항이다. 아래 그림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수지에 따라서 유전특성이 거의 정해지므로 유전특성이 뛰어난 수지를 주성분으로 채택 해야 저유전 소재를 개발할 수 있다. ULL까지는 PPE나 Hydrocarbon 등 기존의 사용수지를 써도 구현할수 있다. 하지만 ELL에 대해서는 이에 대응하는 수지가 제한적이고 내열성이나 난연성 등 다른 특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새로운 수지의 개발이 필요하며 여러 화학 업체에서 초저유전 수지를 개발 중이다.

CCL의 또 다른 주요 원재료인 유리섬유의 경우 과거에는 저유전 소재를 포함한 모든 FR-4에 대하여 E-glass를 사용하였으나 근래 들어 유전특성이 향상된 저유전 유리가 개발 및 양산되어 CCL 업체에서 초저유전 소재를 많이 채택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보다 유전특성이 더욱 향상된 초저유전 유리도 개발되어 채택을 시험 중이다.

동박의 경우에도 조도에 따라 제품을 구분하는데 standard, low profile, very low profile, ultra flat profile, almost no profile(profile-free)로 나눈다.

ULL 이상의 CCL에 대한 수지와 보강제, 동박의 조합은 아래 그림과 같다.

저유전 소재 표준 동향

저유전 CCL 소재 표준의 경우, IEC에서는 WG4 분과에서 개별 저유전 소재표준을 다루나 IPC에서는 여러 위원회에서 다룬다. 즉 IPC의 경우 일반적인 고속 경성 PCB용 저유전 소재는 3-11A위원회에서 다른 경성 PCB 소재와 함께 다루며, 연성 PCB용 저유전 소재는 연성PCB 소재를 다루는 D-13 연성기판소재 소위원회에서 IPC 4202 연성기판소재 표준을 통하여 제정한다. 초고속·초고주파 PCB 소재는 D-23 고속· 고주파 소재 소위원회에서 여러 초저유전 제품의 규정을 하나의 표준인 IPC-4103 Specification for Base Materials for High Speed/High Frequency Applications에서 다루고 있다. 관련된 소재로 동박에 관하여도 IEC는 다른 소재와 함께 WG4에서 다루지만 IEC는 별개의 3-11A 동박 표준분과에서 IPC-4562 동박 표준을 다루고 있다. 이들 IPC와 IEC의 저유전 소재표준은 다음과 같이 표준숫자는 거의 동일하나 다루고 있는 규격의 숫자는 IPC의 표준이 두 배 이상 많다.

저유전 소재 표준 개발 방향

저유전 소재의 표준을 분석해 보면 IPC 표준과 IEC 표준 사이에 차이가 있으며 특히 IPC에는 있으나 IEC에는 없는 소재표준들이 초저유전 소재와 FCCL, 저유전 원소재를 중심으로 여러 개가 존재한다. 이와는 반대로 IEC에는 있으나 IPC에는 없는 표준은 표상으로는 없으나 실제적으로는 하나가 존재한다. 바로 very low loss 급의 비할로겐 경성 소재로, 표에 있는 IPC 소재인 4101/44는 polyimide 수지에 유리섬유를 사용한 것이다. 고속전송 다층 PCB 기판용으로는 쓰이지 않는 특수한 고내열성 소재로, 해당 표준은 일반적인 저유전 수지를 사용한 VLL급 비할로겐 저유선 소재의 표준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른 구체적인 국제 표준 개발 item은 다음과 같다.

item 중 low loss(0.01~0.0015)급 FCCL과 ultra low loss (0.0025~0.0049)급 비할로겐 경성 CCL이 빠졌다. FCCL의 경우 가장 많이 쓰는 PI FCCL의 유전손실이 0.007~0.01 정도로 이보다 높은 것은 사실상 저유전 소재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ULL급 비할로겐 소재의 경우 이에 대하여 이미 해당 위원회에서 발표하고 제안 문건도 WG 내에서 회람하는 등 표준이 진행되고 있다.
번호 순서로 표준을 추진하기가 점점 어렵다. 유전손실이 감소하여 해당 제품을 개발 및 표준화하기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IPC 추진 표준은 현재 버전의 개정 시에 표를 추가하는 것이므로 표준화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주가 되는 수지와 필러의 양를 명시해야 하고 실제 제품으로 나와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므로 기존의 제품 표준을 면밀히 검토하여 중복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저유전 유리섬유와 Ultra low profile 동박의 경우 제품개발의 난이도가 매우 높고 기존의 IPC 표준을 피해 가기가 쉽지 않아 표준 추진이 상당히 어려울 수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 기존의 IEC의 유리섬유표준과 동박표준은 모두 IPC 표준에 기반하여 거의 동일하게 만들어져 관련한 새로운 표준을 제안할 때 동일한 포맷을 사용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IPC의 표준문건과 거의 동일한 것이 되기 때문에 자신들의 표준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강하게 지키고 있는 IPC에서 문제가 될 확률이 높다.

저유전 소재 표준개발 제언

저유전 소재 표준의 경우, 각 손실 grade별로 대응할 수 있는 응용 범위도 달라 소재 표준이 필요하다. 현재 IEC 표준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표준개발 여지는 충분하다. ELL grade 혹은 원소재를 제외하고 기존 IPC 표준을 참고하여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IPC의 VLL급 경성 CCL 표준 추진은 주목할 만하다.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VLL급 CCL의 경우 수지로는 PPE 기반이고 비할로겐 제품도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ELL급 경성 소재는 해당 소재를 개발하거나 그보다 높은 특성의 저유전 소재를 개발하며 표준을 추진해야 한다. ELL급 소재는 구하기도 어렵고 소재의 원재료에 따라 특성이 많이 달라 해당 소재를 다루어 보지 않은 사람이 표준 Spec을 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해당 소재를 개발하고 특성을 직접 측정해 본 연구자가 알맞은 표준안을 작성할 수 있고 표준을 추진하기가 수월하다. 더욱이 국제표준은 결국은 전문가들의 합의에 따라 이루어지기 때문에 해당 표준위원회의 위원회 활동 참여 및 위원들과의 교류가 꼭 필요하다. 따라서 추진하고자 하는 저유전 소재 표준의 표준위원회가 처음이라면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전에 해당 위원회의 전문가로 최소 2년 정도는 활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일 서둘러야 한다면 해당 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국내 전문가와 함께 추진하는 것이 빨리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이다.
PCB는 컴퓨터, 자동차, 휴대폰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 활용되는 전기회로기판으로 많은 국내외 연구진들과 산업계가 주목하여 표준화 활동에 참여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