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개요
수소는 무색, 무취, 무미한 가연성 가스이자 무독성 가스로서 누출 시 폭발 범위가 매우 넓고 금속을 녹이는 성질을 가져 저장과 운반 등의 취급이 까다롭다. 이러한 수소의 가연성 등에 대한 안전성 문제의 해결은 친환경 선박 산업 활성화를 위한 선제 조건이다.
한편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빙하감소, 자연재해에 따라 최근 국제해사기구(IMO)의 새롭고 강력한 환경규제에 대응하는 Zero-emission 연료로서 선박에서의 수소 연료 사용 및 선박을 이용한 수소의 운송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 선박 기술은 기술 태동기로 연료전지, 초저온 액화가스 저장·운용 등 요소 기술에 한해 일부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고 IMO를 포함한 주요 선도국 모두 수소추진 선박의 안전성 평가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선박에 수소를 저장 및 운송할 때 안전성, 효율성, 활용성 측면에서 액체수소 저장 방식이 가장 널리 활용 되는데, 액체수소는 기체수소에 비해 밀도가 높고 부피가 낮아 저장공간을 1/800로 감소시킬 수 있다.
동일 압력에서 기체수소 대비 800배의 체적 에너지 밀도를 가지며 대기압 상태로 저장이 가능하여 보관및 운송 시 안전하고, 낮은 온도를 유지해 기체수소에 비해 폭발 위험성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기술개발 동향 및 산업 현황
세계 에너지 전망을 조사하고 예측하는 P&S Intelligence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수소 시장은 2026년까지 약 1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평균 8%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이 중 아시아 지역이 가장 큰 시장으로 예측되었으며 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 북미에서는 미국, 유럽에서는 독일, 중동및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남미에서는 브라질이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수소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는 주요 요인으로는 환경규제에 따른 질소산화물 또는 황사화물과 같은 해양오염 유발 물질의 저배출 연료에 대한 수요 증가로 조사된다.
국외에서의 수소 선박 기술개발은 태동기로써 연료전지, ESS(Energy storage system) 등의 전반적인 수소 선박 시스템 관련 핵심기자재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2020년 1,250m 3 용량의 액화수소 저장탱크를 개발하고 가와사키 중공업에서 최초의 액화수소 운반선박을 건조하여 일본선급협회(Class NK)로부터 기본승인(AIP)을 획득하였다. 승인 획득 후 액체수소를 호주로부터 수입하는 데 활용하여 자체적으로 수소를 공급 중이고, 미국은 액화수소 연료전지를 이용하는 수소 선박을 건조하여 고속 페리 상용화에 힘쓰며 수소 연료전지 여객선인 ‘SF-BREEZE’호를 운항 중이다.
유럽의 기술 선진국인 독일도 정부 주도의 Zemship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된 세계 최초의 수소 연료전지 동력선박을 건조하여 함부르크시 내륙 호수에서 운항을 시작하였고 노르웨이에서도 수소 연료전지와 배터리를 탑재한 대규모 하이브리드 여객선(승객 299명/차량 50대)을 운행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개발 중이다.
한편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LNG 운반선 건조실적을 다수 보유 중이고 극저온 선박 기술을 바탕으로 수소 선박에 대한 요소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며, 해양 환경규제를 만족하는 수소 벙커링 선박에 대한 건조를 계획 중에 있다. 국내 대형 조선소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은 극저온 운반선 건조 실적을 보유하여 전 세계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나 극저온 관련 핵심기자재에 대한 국산화 적용은 미비하다. 특히 수소 벙커링 시스템에 대한 엔지니어링 설계나 요소 공정의 기술개발 경험이 취약한 실정이며, 액체수소의 저장 및 운송에 대한 기술은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 싸여 있는 우리나라의 수소 수입을 위한 유일한 수단은 선박으로, 수소 선박 및 수소의 적하역을 위한 터미널 구축이 필수적이며 육상에서의 초저온 수소가스 저장·운용 기술 등의 요소 기술을 활용하여 선박에 적용하기 위한 기술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주요 표준 트렌드 R&D 관련 표준 동향
우리나라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수소차 누적 생산량을 2018년 2천대에서 2040년 620만대(내수 290만대, 수출 330만대)로 확대 예정이고 수소 충전소는 1,200개소 확충 예정이다.
CO2 배출이 전혀 없고 도심지에 소규로모 설치할 수 있어 친환경 분산전원으로 부상하고 있는 발전용 연료 전지를 재생에너지 활용 수소 생산과 연계하여 2040년까지 15GW 이상으로 확대하고 약 2GW 연료 전지의 육상 가정·건물 보급을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생태계 구축을 통해 세계 최고수준의 수소경제 선도국가로의 도약을 위한 많은 연구개발 사업을 표준과 연계하여 지원한다.
앞서 말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과 연계하여 산업통상자원부는 2019년 4월 글로벌 시장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수소경제 표준화 전략 로드맵」을 발표하였으며 이에 2030년까지 수소 관련 국제표준 15건 이상을 제안하여 전체 국제표준제안의 20%를 목표로 한다. 이 중 수소 모빌리티 분야에서 선박은 선박용 연료전지 시스템 성능·안전성 평가 등 3건의 국제표준제안을 목표로 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국가기술표준원은 2020년 7월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따라 최근 기술발전 동향을 반영하여 수소경제 분야 국제표준제안 목표를 종전 2030년까지 15건에서 18건 이상으로 20% 상향 조정하였다.
기술개발에 도움이 되는 주요 표준
국제표준기구(ISO)에서 수소 기술 관련 국제표준화를 수행하고 있는 곳은 TC 197(Hydrogen technology)이며 본 분과에서는 2023년 7월 기준 수소 기술 관련 18건의 표준 발간과 20건의 표준을 개발하고 있다. TC 197에서 수소 기술 관련 제정된 표준은 다음과 같다. (표 참조). 한편 TC 197 내의 TC8(Ships and marine technology)에서 제정하고 있는 수소 선박 관련 국제표준은 전무한 실정이다.
ISO TC8 선박 및 해양기술 분과에서는 조선·해양 산업의 궁극적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발표문을 의장이 직접 제출함에 따라 각 산학연 분야별 전문가 참여를 독려하며 수소 선박 관련 ISO 국제표준문서 개발을 즉각적으로 논의 후 제안하고 있다.
수소 선박 관련 국제표준은 핵심기자재별로 TC8 산하의 SC2(해양환경보호) 하부위원회와 SC3(배관및 기계) 하부위원회에서 아래 표와 같이 제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ISO TC8 P멤버 중수소 선박 관련 가장 많은 표준을 제안하여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에서는 액화수소 운송선에 대한 필요 조건의 기초를 제공하기 위하여 임시 권고안을 발행하였으나 해당 권고안은 파일럿 선박을 위한 내부지침서로써 상세 기술요구 조건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조선·해양 산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국제표준문서 개발이 필요하다.
ㆍ MSC.420(97) : Interim Recommendations for Carriage of Liquefied Hydrogen in Bulk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표준화 필요
수소 선박은 기존의 현존 선박과는 뚜렷한 기술 차별성이 있고 육상 수소 산업에서 사용되는 기자재와는 작업 환경이 다르므로 해상이라는 특수한 환경을 반영한 기술개발과 이를 위한 국제표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표준화 연구개발을 통해 탄소중립 최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핵심기자재의 높은 해외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기술개발이 가능하며, 국내 조선소 및 기자재 업체에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조선·해양 산업계 기술 역량 강화 및 기술개발을 확보할 수 있으므로 수소 선박 관련 국제표준 개발은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또한 국가의 과학기술 위상 제고 및 수소의 보급과 인프라의 구축은 수소경제 시대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세계적인 탄소중립 정책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규제 의무 참여 관련, 국가와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