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리포트

해양환경 보호와 오염방제 장비
기술개발 및 표준화 동향

이세창 _ TJ선박설계 고문

2023년 3월 유엔은 10년 넘는 논의 끝에 바다 보호를 위한 국제해양조약 제정을 타결했다. 이는 2030년 까지 공해의 30%를 보호 구역으로 지정해 어업과 항로 설정, 심해 채굴 등을 제한함으로써 해양환경을 보호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한다.
또한, 파리협정이 발효된(2016.11.14) 이후 신기후 체제 출범과 유엔 산하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협의체(IPCC)에서 결의한 지구온난화 가속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과 노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전지구 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해양의 경우 더욱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 해운 분야의 탄소배출량은 어느 한 국가에서 책임을 질 수도 없고 그 나라의 규정만을 채택할 수도 없기 때문에 국제해사기구(IMO)를 통하여 배출량을 통제하도록 하는 것이다. 인류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CO2 환산 톤 기준으로 연간 500억 톤 수준인데, 이중 해운 분야에서는 12억 톤이다. 우리나라 전체의 연간 배출량이 7억 톤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양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IMO 회원국들 사이의 이해관계 조율이 쉽지 않지만, 2050 넷제로 달성 목표로 해양환경 보호위원회(MEPC)를 중심으로 해양오염 방지를 위한 정부 간 협약 규제 규정을 제정하고 있다.
해양환경 보호에 대한 국제적 관심은 아래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1989년 3월 24일에 미국 알래스카 해변에서 발생한 유조선 Exxon Valdez호의 해난 사고(367,000 배럴 기름 유출)로 더욱 극대화되었다.
미국 정부는 기름오염방지 법(OPA 90)을 제정하여 여러 후속 조치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995년 7월 23일 전남 여천 앞바다에서 일어난 씨프린스호 원유 유출 사건과 2007년 12월 7일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유조선 ‘허베이 스피릿호’와 ‘삼성 1호’가 충돌하여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로 뼈아픈 경험을 한 바 있다.

관련 기술개발과 국제표준

해운 물동량 급증으로 선박 운항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GHG)의 총량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IMO(국제 해사기구)는 지난 7월 2050년까지 국제해운 부문 탄소배출량을 넷제로 목표로 수정하였다. 아울러 2030년, 2040년까지 배출량을 2008년 총 배출량 대비 각각 최소 20%, 70% 저감해야 한다고 결정 하였다.

따라서 선박 엔진 출력을 줄이면서 운항을 경제적으로 유지하는 혁신적인 에너지 절약 기술개발과 해운 탈탄소(Decarbonization) 시대로 변화해야 하는 절대적 글로벌 요건을 앞당겨 시행하게 되었다.
이러한 심화된 해양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탄소 배출 대체 연료, 바이오연료, 전기 추진 시스템및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하는 친환경 선박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과 표준 개발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국제 선급연합회(IACS) 산하 대부분의 선급협회에서도 IMO 규제와 발맞춰서 선박의 해양환경 보호 설비에 관한 지침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선박에서 해양으로 배출되는 여러 가지 해양오염 인자들은 크게 대기 분야와 수질 분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으며, 아래 그림으로 쉽게 요약하여 설명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개발되었거나 현재 개발 중인 국제표준(ISO/TC8/SC2)들을 각 인자에 따라서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 온실가스 배출 지수/배기방출 설계지수(GHG/EEDI)

대기오염 및 선박에너지 효율(EEDI) 규정은 기관의 연소를 통해 대기로 방출되는 질소산화물(NOx)의 양과 기관에 공급되는 연료에 포함된 황 함유량이 IMO 규정 또는 결의안에 적합하여야 하며, 이에 따라서 배기가스 세정장치 관리 지침서(2021 EGCS Guidelines)를 제정하였다. 또 한편으로는 탄소량지수 (CII/Carbon Intensity Index)와 같은 해양환경지수도 계산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또한, 풍력보조추진시스템(Wind Assisted Propulsion System, WAPS) 및 풍력에너지(wind energy) 등과 같은 혁신기술의 효과를 EEDI 규정체계로 반영하는 규정도 개발하고 있다. 한편, 오염이 없는 청정 에너지를 이용하는 해양풍력에너지에 대한 표준도 덴마크 주도로 ISO/TC8에서 개발되었으며, 부유식 해상풍력 터빈(Floating offshore wind turbine) 관련 연구 및 국제 표준화 작업에 대해서는 IEC 61400 (Series), Wind energy generation systems을 참조하기를 바란다.

이와 관련된 국제표준은 다음과 같다.

■ 기름/화학물질 유출 오염 방제

기름(연료유/화물) 및 화학물질이 선내로부터 유출되면 대단히 큰 해난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앞에서 언급한 유조선 ‘엑손발데스’의 기름유출 사고의 피드백 대응책으로 미국 정부는 OPA 90 법안을 제정하였고, 이에 따라 모든 유조선과 화학제품 운반선은 충돌하여도 화물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선체 외부와 화물창 사이에 빈 곳을 두도록 요구하는 규정을 제정하였다. 결과적으로 IMO/SOLAS(해상에서의 인명과 재산의 안전협약) 규정과 국제선급연합회(IACS)의 통일규칙에도 동일 하게 반영하였다. 또한, 기름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면 유출된 기름을 닦아내거나 제거해야 하는 데쓰이는 기름 오염 방제 장비에 대한 표준도 개발되었으며, 이들은 다음과 같다.

■ 선박 평형수 처리(Ballast water management):

1988년 캐나다 오대호에서 선박의 해양생물종의 침입이 최초로 보고되면서부터 선박의 평형수 및 침전 물의 배출로부터 원하지 않는 유해 수중생물 및 병원균의 이동을 방지하기 위하여 평형수의 규제와 관리에 대하여 IMO 주도로 정부 간 협약을 체결하였다. 이들 평형수 처리장치는 IMO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바, 국내 중소 업체들이 다수 진출하여 어려운 시험과정을 통과하고 선진국들에 비교하여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선박의 평형수 처리와 관련하여 개발된 국제표준은 다음과 같다.

■ 방오 도료 및 방오 시스템(AFS/Anti-fouling system including anti-fouling paints)

선박의 방오(Biofouling) 시스템은 선박 운항으로 인한 침입성 수생종(Invasive aquatic species)이 새로운 환경으로 전이 및 정착됨에 따라 세계 해양과 생물 다양성 보존에 주요한 위험요소가 되어 왔다.
선박평형수 또는 선체에 부착된 해양생물은 지역이나 국가 간 이동을 통하여 새로운 해양생태계 교란의 주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통제와 관리 규정 및 표준이 필요한 것이다.

방오 시스템 관련 국제표준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 선박 재활용(Ship recycling)

노후 선박을 해체하여 얻은 철강 재료는 다시 용광로 처리 제강 작업에 의하여 거의 90% 이상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제철회사의 아주 중요한 원재료가 된다. 그렇나 노후 선박에는 잔존하는 기름 찌꺼기, 플라스틱 부품, 화학품 등의 유해 재료, 아스베스토 등 여러 가지 불순물이 섞여 있기 때문에 선박 해체 과정 에서 안전하고 환경친화적인 해체 장비와 작업 관리시스템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국제표준이 다음과 같이 개발되었다.

■ 선박의 쓰레기 및 폐기물, 내륙/극지역 운항 선박, 기타

여기에는 어선 및 상선 운항으로부터 발생하는 해양플라스틱의 감소, 및 항만수용시설에 대한 효율성 개선과 같은 다양한 측면들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블랙 카본 배출(Black Carbon emissions)은 기후 변화에 대한 잠재적인 원인이며 자발적으로 증류유, 기타 친환경 대체연료 또는 안전하고 블랙 카본 감소에 기여할 수 있는 추진방법 등을 해양오염 규제가 더 심각한 북극 또는 북극 인근지역에서 논의되고 있다.
남극에 내린 눈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는 최근 보고는 아주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 질소 산화물(NOx, SCR), 황산화물(SOx), 수중 소음, 기타

선박추진 디젤엔진의 배출가스 처리장비의 선택적 촉매감소제(SCR)와 반대로 작용하는 질산화물 (NOx) 감소매체(AUS 32)에 대한 표준과 연료유의 품질과 관련하여 황 함량에 대한 표준이 개발되고 있으며, 몇 가지 표준 보기는 다음과 같다. 또한, 대형 상선에서 발생하는 1,000Hz 미만의 주파 수중소음은 소리로 의사소통하는 해양포유류에 심각한 스트레스를 준다는 연구결과 발표로 인하여 규정 및 표준을 개발하게 되었다.

친환경 선박 기술개발과 표준화 필요성

작년 말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50년 한국의 탄소중립을 위해 2050년까지 현가 기준으로 최대 2,600조 원을 투자해야 한다. 이로 인한 편익은 5,437조 원 발생하지만 기후 위기 저감에 따른 ‘기후편익’은 2060년부터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선박 및 해양기술 분야에서의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자 생존을 위한 패러다임 변화의 파도이다. 해운선사, 조선소, 관련 기자재 산업계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국제해사기구, 국제선급 연합회(IACS)에서 규정을 제정하고, ISO에서 상호 보완적으로 표준을 제정해야 한다.
해양환경 보호와 관련한 글로벌 규제는 향후 더 심해질 것이다. 특히 바이오연료는 아직도 운항 시간이 상당히 남아 있는 젊은 선박에 대해 추가 연료 저장 탱크나 시스템이 거의 필요하지 않아 개조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또한, 대체 연료 저장 탱크를 위한 추가 공간 확보가 쉽지 않은 소형 선박에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선박의 대체연료 채택은 해양오염 재앙을 피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과정이며, 많은 기술적 경제적 투자와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현재 연구 개발되고 있는 선박 연료 및 추진 시스템의 종류들과 탈탄소 효과와 장단점을 비교하고, 관련되는 국제표준 개발 트렌드를 보면 다음과 같다.

- LNG: 탄소 배출 저감 효과는 20% 내외로 그다지 크지 않으나, 현재 벙커링 인프라가 여러 대형 항만에 구축되었다. 향후 바이오가스를 이용한 LNG(‘bio-LNG’)나 그린수소로 합성한 LNG(‘e-LNG’)의 경우 탄소 배출 저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

- 수소: 탄소 배출 저감 효과는 크지만, 아직 벙커링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 규모가 방대하고 선박용 대형 연료전지 기술도 개발 필요하다. 액화수소는 선박용 연료 저장 탱크 용적이 커져서 (중유 대비 4배, LNG 대비 2배) 운항 경제성은 적어진다.

- 암모니아: 암모니아 연소 엔진 기술 개발이 필요하며, 그린 암모니아의 경우 대량 공급 인프라 구축이 수소에 비해 용이하다. 선박용 연료로 사용하는데 선원들의 인체 유해성에 대한 안전성이 요구된다.

- 메탄올: 연소 엔진 기술이 상용화됨에 따라 벙커링 인프라 구축이 기대된다. 바이오 그린수소를 이용한 합성 메탄올은 대량 공급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 규모가 방대하며, 상온 액체 상태 연료이므로 취급과 저장이 편리해서 선박 운항 경제성 측면에서 유리한 장점이 있다.

- LPG: 엔진 기술은 이미 상용화되었다. 탄소 배출 저감 효과는 15% 내외로서 중유 기반 엔진에 비해 대기오염 물질 배출이 적다. 투자비가 저렴하여 중소형 선박의 경우 운항 경제성이 우수하다.

- 배터리: 추진 장비 기술은 이미 상용화된 기술로 소음이 적고 오염물질 배출이 없다. 에너지 저장 밀도 한계와 중량으로 인해 장거리보다 단거리 왕복 노선으로 사용할 경우 운항 경제성이 우수하다.

최근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모든 나라들이 글로벌 산업 경쟁에서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가시화하고 있다.
조선 및 기자재, 해운산업 분야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는 관련 기술의 국제표준화를 기반으로 융복합 특성을 가진 친환경 선박 및 관련 장비의 수출 파급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해양환경 보호와 관련하여 가까운 시일 내에 IT 융합 기술을 접목하여 신규 국제표준으로 개발할 수 있는 몇 가지 프로젝트를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응하는 자율운항 선박 관련 지침 개발
- 드론을 이용하여 화물창 내의 최상부 구석에 대한 원격 정밀 검사방법에 대한 지침
- 로봇을 이용한 해양 유출 사고 현장에서의 기름/화학품 제거 장비에 대한 지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