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리포트

희토류 국제표준화 동향조사 2

희토류 분야 주요표준화 활동 및 표준화전략

김범성 _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소재부품장비기술전략단 단장, 편집위원: 한국표준협회 표준정책센터

1. 희토류 핵심 표준화 키워드

희토류 물질흐름 내에서 광물에서 화합물까지의 용어에 대한 정의를 참조하여 희토류 핵심 표준화 키워드를 ISO 22444-1:2020 Rare earth — Vocabulary — Part 1: Minerals, oxides and other compounds를 정리하였다.

1) 희토류 원소 (Rare earth element)

희토류 광상(Rare earth deposit), 희토류 광물(Rare earth mineral), 희토류 광석(Rare earth ore), 희토류 광물 자원량과 광물 매장량(Rare earth mineral resource and mineral reserve), 희토류 품위(Rare earth grade), 희토류 함량(Rare earth content), 희토류 분포(Rare earth distribution), 희토류 화합물 평균 몰 질량(average molar mass of mixed rare earth compounds), 희토류 불순물(Rare earth impurity), 비희토류 불순물(Non-rare earth impurity), 희토류 순도(Rare earth purity), 희토류 상대 순도 (Relative rare earth purity).

2) 희토류 광물(Rare earth mineral)과 희토류 정광(Rare earth concentrate)

바스트네사이트(Bastnaesite), 모나자이트(Monazite), 제노타임(Xenotime), 퍼거소나이트(Fergusonite), 로파라이트(loparite), 바위윈 어보 광석(Baiyun obo ore), 이온 흡착형 희토류 광석(Ion-adsorption rare earth ore), 카보나타이트/알칼리성 파이프(Carbonatite/alkalic pipe), 풍화 카보나타이트(Weathered carbonatite), 해변 사광(Beach sand)

3) 희토류 화합물(Compound)

희토류 산화물(Rare earth oxide)(<표 1>), 희토류 염화물(Rare earth chloride), 희토류 탄산염(Rare earth carbonate), 희토류 수산화물(Rare earth hydroxide), 희토류 불화물(Rare earth fluoride), 희토류 질산염(Rare earth nitrate), 희토류 황산염(Rare earth sulfate), 희토류 옥살산염(Rare earth oxalate), 희토류 인산염(Rare earth phosphate), 희토류 황화물(Rare earth sulfide), 희토류 초산염(Rare earth acetate), 희토류 구연산염(Rare earth citrate), 희토류 육붕화물(Rare earth hexaboride).

2. 희토류 분야 주요 국가 표준화 활동드

중국, 일본, 유럽, 미국, 호주, 캐나다 및 우리나라의 희토류 관련 수출관리 정책, 공급망의 재구성 및 국제 표준화 활동을 <그림 1>과 <그림 2>에 도시하였다. 중국은 수출관리 강화와 함께 ISO/TC298(희토류)뿐 아니라 ISO/TC333(리튬)과 ISO/TC79/SC5(마그네슘)의 희소금속 영역의 국제표준에도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1980년대 이후 희토류를 전략 자원으로 인식하고 개발·생산·수출을 통제하고 고품질·고부가가치화를 통한 질적 성장을 추구해 왔다. 최근 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에서 중국 정부는 제조업 고도화를 위한 9대 전략적 신흥산업 중 하나로 희토류를 포함한 신소재를 지정하여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임을 명백히 밝히고 있다.
일본은 공급망을 재구성하며 ISO/TC324(공유 이코노믹)과 ISO/TC29/SC11(티타늄) 등의 국제표준에 참여하고 있다. 유럽은 국제희토류공업협회(REIA)을 조성하고 ISO/TC323(순환경제), ISO/TC82(광산), ISO/TC21(이차전지) 등의 국제표준을 주도하고 있다. 공급망 관점에서는 2010년 센카쿠 열도 분쟁 이후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희토류 조달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희토류의 사용량을 줄이고 대체재를 개발 하기 위한 연구에 주력하여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표준 제정보다는 신에츠, 히타치금속, TDK 등의 기업을 중심으로 개발된 기술의 독점적 권리 확보를 위한 특허 등 지식재산권 확보에 노력하고 있는 경향이다.
EU집행위는 2021년 5월 개정된 新산업전략을 발표하면서 원자재, 배터리 등 6개 전략 분야를 선정하고 분야별 현황 및 공급망 취약성 진단, 향후 대응방안 등 심층적인 검토를 수행하기로 했다. EU는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대외협력 강화’, ‘산업 연합(Alliance) 결성 및 공동프로젝트(IPCEI) 추진’, ‘공정경쟁 환경 조성’, ‘규제·표준 협력 강화’ 등을 대응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미국과 호주는 양국 지질국이 협정을 맺은 바 있으며 중국이 불리한 환경에 대한 WG의 설치를 ISO/ TC298(희토류)에 요청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희소금속 소재산업발전 종합대책(19년)과 자원 개발 기본 계획(20년)을 통해 자원 안보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ISO/TC298(희토류)과 ITU-T/SG5(환경과 기후변화)의 국제표준 제정에 협력하고 있다. 미국은 2020년 9월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EO 13953)을 발동하여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하는 것을 막고 자국의 첨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희토류 등 전략 광물의 개발에 신속히 착수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또한, 2021년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미국의 자원 공급망 안보와 첨단기술 분야의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1)

1) 김경훈 외, ‘우리나라와 주요국의 희토류 공급망 현황 및 시사점’, Trade Focus, Vol. 18 pp 1 (2021)

3. 희토류 공급망 위기와 표준화 전략

1) 희토류 산업 육성을 위한 표준화 전략

(1) 희토류와 초격차 산업

희토류는 환경오염 발생 등으로 생산이 어려운 데다 소량으로도 소재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고 타 원소로 대체하기도 어려워 예전부터 세계 각국은 희토류의 전략적 가치에 주목해 왔다. 희토류는 반도체용 연마제, 석유화학 촉매, 레이저, 전투기 등 첨단 산업에 폭넓게 사용될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전기차, 풍력발전 등 친환경 산업에 필수적인 영구자석의 핵심 원료로써 그 수요가 더욱 늘고 있다 (<그림 3>). 공급 측면에서는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70~90%를 장악하고 채굴에서 분리, 정제 등 단계별 가공 공정과 고부가가치 소재·부품의 생산능력까지 갖춰 글로벌 희토류 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세륨(Ce), 란타넘(La) 등 경희토류의 공급은 일부 과잉 상태인 반면, 생산량이 적고 대체가 어려운 디스프로슘(Dy), 테르븀(Tb) 등 중희토류의 공급은 중국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수급 불일치에 따른 가격 불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예를 들면, 희토류의 주요 응용 분야 중 하나인 네오디뮴 영구자석(NdFeB)은 전기차 모터, 풍력발전 터빈 등의 핵심 소재로 사용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2) 재활용 관련 표준을 활용한 글로벌 공급망(GVC)

우리나라도 산업 안보 차원에서 희토류 원료 확보·공정기술 개발·비축, 자원순환, 기술개발 및 국제표준화의전 과정을 고려한 공급망 구축 전략이 필요하다. 핵심 전략 품목의 공급망 리스크를 관리할 국가 차원의 컨트롤타워를 구축하는 한편 수요·공급기업 간 협력을 통해 희토류 산업 생태계가 국내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네오디뮴 등을 비축 대상 광종에게 포함시키는 방안과 희토류의 HS코드(국제적으로 통일된 품목 및 부호체계)를 원소별, 가공 단계별로 세분화할 것도 필요할 것이다. 특히, 희토류 관련 산업의 기반이 비로소 마련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용어 및 표준, 재활용 관련 시스템 등선행된 국제표준의 국내표준화를 시작으로 표준화 활동이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ITU-T/SG5(환경과 기후변화)에서 ICT 제품 희소금속의 재활용을 위한 국제표준 개발과 ISO/ TC298/WG2(희토류/재활용)에서 희토류 제품의 재활용에 대한 국제표준 개발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 특히, ISO/TC298(희토류)에서는 2017년 이후로 의장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등 리더십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6년 TC 298 초기 참여 당시 희토류 산업이 거의 전무하였으나(가공처리에 국한), 2021년 소재화 영역까지 산업이 확장하는 등 점진적으로 규모의 성장이 일어나고 있다. ‘채광→제련 →정련→소재화→가공→부품→제품→재활용(소재화)’의 희토류 밸류체인에서 우리나라에서 접근할 수없는 채광~정련 단계를 제외한 밸류체인의 내재화가 시작되고 있다. 따라서 산업의 안정화를 위해 국제 표준의 국내 부합화 시도가 필요하다.
희토류를 포함한 대부분의 자원을 해외에 의존해야 하는 우리나라는 국내‧국제표준을 기반으로 국내 부존 자원 또는 유통자원의 재활용을 통해 원료와 소재를 대체하는 산업 육성이 필요하다. 희토류는 국가 전략적 으로 필수적인 소재이나 가격의 변동이 매우 크고, 시장 규모가 제한되어 있어 정책, 제도적 지원을 통한 산업의 육성도 필요하다. ISO/TC298의 WG1(용어의 정의)에서 개발이 완료된 ‘용어 및 정의’에 관련된 두건의 표준의 국내표준화는 관련 업계에서의 용어 정립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개발 단계부터 우리나라 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한 WG2의 재활용 표준은 국내 도입을 통해 전기차용 모터, 전자기기(세탁기, 헤어드라이어 등) 모터의 재활용 체계 구축 및 산업 육성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림 4>는 네오디뮴(Nd)의 물질 흐름도이다. 네오디뮴은 주로 희토류 영구자석(Nd-Fe-B)에 사용되고 있으며 고성능 모터, 전자기기 및 산업적 용도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네오디뮴은 우리나라에는 경제성 있는 매장량이 거의 없으며, 반제품 또는 완제품 형태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물질흐름에 따르면 중간제품의 수입량(1,219.9톤)이 가장 많으며, 사용 후 축적된 물량 164.3톤은 재자원화 되지 못하고 폐기되고 있다.
즉, 지속 가능한 공급 체계의 부재, 소재화 기반 기술의 부재 때문에 첨단 산업 제품 생산에 필요한 희토류 화합물은 반제품 또는 완제품 형태로 수입하여 응용된 후 전량 폐기하고 있는 것이다.

2) 중국 등 주요국 규제 대응 표준 전략

(1) 균형잡힌 희토류 국제활동을 위한 표준화 활동 및 기술적 교류 수행

2020년까지 ISO/TC298 활동 및 각국 제출 표준은 용어 및 정의, 측정법, 재활용 활성화 등 국가 간 분쟁을 유발하지 않는 범위에서 진행되어 왔다. 일부 제출 표준은 용어선택 등의 측면에서 한ㆍ중ㆍ일 간 의견 대립이 있었으나 표준개발 과정에서 갈등이 유발될 정도의 이슈는 아니었다.
하지만 2021년 2월 미국 측에서 제출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관련 이슈는 표준개발 과정에서 희토류 주요 생산국인 중국, 호주 등과 첨예한 대립이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미국 측 제출 표준안의 취지에 원칙적 으로 동의하지만 중국, 호주 등 희토류 생산국과의 기존 협력체계를 유지하는 전략으로 표준안 개발에 협력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또는 중-서방 간의 희토류 관련 대립이 정치ㆍ경제적 측면에서 지속되고 있어, 희토류 관련 교류에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표준 분야의 대응뿐 아니라 연구자 및 산업을 포괄하는 기술적 교류및 협력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 미국 및 일본(재활용, 자원순환 및 환경), 중국(제련 및 정련 등물질 분리 분야) 및 유럽(밸류체인 강화를 위한 소재화 관련 연구 교류) 등 각국에 차별화된 전략을 구성하여 기술적 교류를 수행하면 균형 잡힌 표준화 전략 수립, 연구계 및 산업계의 기술력 향상 등의 희토류 관련 국가 역량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2) 희토류 연구회 운영 통한 지속적인 표준개발

관ㆍ산ㆍ학ㆍ연의 합의와 지속적인 교류를 바탕으로 한 우리나라 산업 육성형 표준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2020년에는 산(엘지화학, 현대자동차, 자화전자, 성림첨단산업 등), 학(연세대, 서울대, 공주대, 충남대 등), 연(생기원, 지자연, 재료연 등) 50여 명의 희토류 전문가가 결집한 ‘희토류 연구회’를 신설하였다. 상기 미국 측표준 역시 희토류 연구회에 공유되는 등 국제표준화 현황은 산‧학‧연에 지속해서 보급되고 있다.
희토류 연구회의 설립 취지는 희토류 핵심 기술별 국내기술의 수준 파악과 산학연 협동 기술개발 전략을 수립을 위한 것이다. 또한 희토류 관련 기술, 산업, 정책의 개발‧활용 및 교육, 연구 등의 선도 역할을 수행 하고자 발족되었다. 2020년 대한금속재료학회 추계 학술대회에서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희토류 기술및 산업 발전에 있어 선도적인 역할이 기대된다. 또한, 연구회에서 2022년 실시한 희토류 활용기업의 표준 개발 수요조사(<그림 5>) 결과에 따라 전문가들이 개발해야 하는 표준의 방향성이 설정되기도 한다.
주기적으로 개최되는 희토류 연구회 회의에서 희토류 산업 육성을 위한 표준 및 제도 관련 산업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표준안으로 발전시켜 국내‧국제 표준을 제안하여 제정하면 실제 산업에 적용 가능한 신뢰성과 활용성이 높은 표준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 정밀분석 분야 표준전략 수립

희토류 분야는 중국, 일본, 미국 등 산업 선진국 대비 타국의 기술격차가 일부 존재하여 공통 의견을 도출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WG4(Testing and Analysis) 등에서 준비하는 표준의 경우 각국 대상의 Round Robin Test 등 상호 객관화를 거친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XRF, ICP-OES, ICP-MS 등 정량분석 장비를 통해 NdFeB와 같은 대표적인 희토류 물질 관련 측정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표준물질 확보 및 표준물질 관련 연구개발할 수 있는 인력 및 기본 인프라가 부족하다. WG4뿐 아니라 추후 개발될 표준에서도 산‧학‧연‧관 협의체의 합의를 기본으로 한 정부 주도의 희토류 분야 표준 운영이 필요하다.

4. 제언

국내 주요 산업에 필수적 물질인 희토류는 자원의 편재성이 두드러지는 분야로써 우리나라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희토류 분야를 확대한 희소금속은 반도체, 배터리 등 초격차 산업에 치명적인 충격을 줄 수있는 공급망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 광물, 원료 등 가치사슬의 앞단이 국내에 존재하지 않고 중간제품이나 최종제품으로 수입되어 산업에 공급되기 때문에 가치사슬의 완성이 어려운 품목이다.
현재 국내 희토류 표준 분야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희토류 공급망의 태생적인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10여 년간 정부 지원을 통해 ISO/TC298(희토류), ITU-T/SG5(환경과 기후분야) 등에서 관리제도, 측정, 재활용 분야의 국제표준 제정에 기여해 왔다. 제정된 국제표준은 부합화 표준 형태로 도입하는 전략으로 상대적으로 희토류 가치사슬이 견고한 국가들(중국, 미국, 일본 등)과의 경쟁에서 우리 기업과 산업을 보호하고자 노력해 왔다.
초격차 산업을 지지하고 있는 희토류 산업의 공급망을 국내에 안정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안정된 공급망 확보, 관련 기술개발, 비축 및 재활용의 가치사슬 전체를 표준 제정과 연계하여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국제표준화기구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해 왔던 관리제도, 측정분석, 재활용 관련 표준개발은 지속하면서 우리나라 기업과 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원료(정련, 제련, 가공‧처리), 제품 (고순도, 고품위, 고성능), 대체‧저감‧재활용 기술의 국내‧국제표준 제정에 기여할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기관이 필요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