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소부장 일어서다

스마트 모빌리티 센서와 ICT 서비스 융합, 국제표준으로 이뤄가다

자스텍엠 _ 백용범 대표

자율주행차, 로봇 서비스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제품과 서비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그래서 데이터는 21세기 석유로 불린다. 데이터 없이는 산업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스텍엠은 스마트시티 세상을 대비하며, 모빌리티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에 매진하고 있다. ‘고정밀 Seamless 실내외 정밀측위 기술’을 활용해 자동차 센서정보를 수집하는 기기를 개발했고, 빅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데이터 플랫폼 서비스도 운영한다.
아울러 자스텍엠은 보유 기술의 국제표준화도 추진해,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자스텍엠 백용범 대표에게 자동차 위치측정 장비와 국제표준화 전략에 대해 들어보았다.

백용범 대표는 지금의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데이터 수집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 데이터를 확보해 기반을 쌓고 표준화를 통해 소재부품 생산에서 플랫폼 서비스를 적용, 소부장 기업의 성장 전략으로 데이터 플랫폼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 할까? 데이터를 생산하는 차량을 따라다니며 관찰해야 한다. 이에백 대표는 데이터 수집 장비를 개발했다. 다시 말해, 자스텍엠이 보유한 ‘고정밀 Seamless 실내외 정밀측위 기술’을 적용해 ICT 디바이스(VON시리즈)를 만들었다. 질 높은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차량 부품을 개발한 것이다.

자스텍엠 _백용범 대표

Q : 자스텍엠은 어떤 기업인가?

자스텍엠은 자동차 IT 분야의 선두를 목표로 한다. 자동차 검사장비 전문 개발기업과 IoT 솔루션 기업과 합병해 2016년 설립됐다. 자율주행차로 대표되는 스마트 모빌리티의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수집 하는 기기를 공급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는 ICT 융합서비스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Q : 자스텍엠의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

자동차의 위치 데이터를 측정하는 제품(VON-Series)을 판매해 매출을 올린다. 또 차량 데이터가 필요한 곳에 데이터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창출한다. 과거에는 제품 판매가 매출에 큰 기여를 했는데, 지금은 서비스 사업이 회사의 주요 수입원이다.

Q : 대표적인 서비스 사업을 소개해 준다면?

자스텍엠의 ICT 융합 비즈니스 모델은 ‘자동차 미래잔존가치 평가서비스’다. 예를 들어 중고차를 팔아본 사람들은 안다. 구입할 때 3,000만 원을 주고 샀는데, 다음날 급한 사정이 생겨 자동차를 팔려면 바로 500만 원 이상이 사라진다. 주행거리도 얼마 안 되고, 사고이력도 없는데 가격이 합리적 이지 않게 책정된다. 자동차의 정확한 가치를 평가할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자스텍엠은 차량운행 기록, 수리 내역, 운전 습관 등의 정보를 분석해서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편리하게 데이터를 검색하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이 플랫폼 서비스는 중고차 매매와 자동차 보험 분야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이 많이 찾는다.

자스텍엠은 1990년대부터 축적해온 위치측정 기술의 기술의 글로벌 범용성을 높이기 위해, 제품 판매뿐만 아니라 국제표준화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백 대표는 도로정보 및 제어시스템에 관한 표준화를 수행하는 ISO/TC 204/WG 17에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고정밀 Seamless 실내외 정밀측위 기술’의 국제표준 제정을 이끌며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백용범 대표는 그동안 국제표준 4건을 제정했다. 대표적으로 차량긴급구난(e-Call) 서비스 표준 제정을 이끌었다. e-Call은 교통사고 발생 시 즉각 사고발생 위치정보를 신고하고, 인명구조가 이뤄지도록 하는 차량 긴급구난체계다. 백 대표는 프로젝트 위원장으로 참여해 사고처리 프로세스를 만드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Q : 차량의 위치 정보를 측정하는 기기의 핵심기술인 ‘고정밀 Seamless 실내외 정밀측위 기술’에 대해 설명해달라.

‘심리스(seamless)’는 끊김 없이 아주 매끄럽다라는 뜻이다. 고정밀 Seamless 실내외 정밀측위 기술은 실내외 구분 없이 위치를 측정하는 기술이다. 보통은 위치를 측정할 때 실내는 실내대로, 실외는 실외대로 따로 구분해서 위치를 잡아낸다. 이런 방식으로 위치 데이터를 모으면 차량이 지하주차장에서 밖으로 나올 때 위치 조정을 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하지만 ‘고정밀 Seamless 실내외 정밀측위 기술’은 IMU 센서(자기센서를 기반으로 하는 관성센서) 를 활용한다. 이 센서로 지하나 건물의 방해를 받지 않고 정확한 위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또한 우리 회사의 위치측정 장비는 하나의 센서로만 위치를 측정하지 않는다. 여러 센서에서 보내는 데이 터를 융합해서 정확한 위치 측위를 구현했다.

Q : IMU 센서로 위치를 측정하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올렸나?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 국립공원의 위치를 정확히 측정하는 일을 한 적이 있다. 그곳은 네트워 크가 잘 안 잡혔고 연결도 끊기고 동굴이 많아서 GPS조차 방해를 받는 곳이었다. 인공위성을 통해 위치정보를 얻는 GPS 방식이 안 통하다 보니, 움직이는 물체의 가속도와 관성을 측정해 위치를 추정하는 IMU 센서를 사용하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 팀은 차량을 직접 몰고 가며 그곳의 위치를 다 잡아냈 다. 5도 방향 틀어서 50m 가고, 거기서 다시 10도 틀어 이동하면서 위치값을 모두 측정했다. 이 과정 에서 지금의 측정장비 개발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Q : 국제표준화 활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2013년 차량 운행정보를 측정하는 장비를 처음했는데 블랙컨슈머 문제에 봉착했다. 차량이 고장만 나면 모두 우리 제품 때문이라고 항의하는 소비자가 생겼다. 제품을 안 바꿔주면 국토부 등 정부기관에 신고도 넣었다. 이런 문제에 대응하려면 제품이 문제가 없다는 인증을 평소에 받아 놓아야 했다. 즉 우리 제품의 신뢰성을 입증할 인증서가 있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표준?인증의 중요성을 실감하며 국제표준 제정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자는 결심을 했다. 국가기술표준원에 직접 찾아가 자문을 구했고, 표준개발과 제정 과정을 표준전문가와 함께 진행했다. 2013년 표준화 활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Q : ‘고정밀 Seamless 실내외 정밀측위 기술’의 국제표준화를 추진하게 된 배경은?

올 4월부터 국가표준기술력향상사업(이하 표기력 사업)의 지원을 받아 ‘센서융합 기반 고정밀 Seamless 연속측위 기술’을 국제표준으로 제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어떤 레벨의 자율주행차에 서도 정확한 위치 인식이 필요하다. 즉 장애물에 방해 받지 않고 위치를 측정하는 기술에 대한 수요가 많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꼭 필요한 기술인만큼 표준제정도 함께 이뤄져야 기술발전을 제대로 이룰수 있다.

Q : ‘고정밀 Seamless 실내외 정밀측위 기술’의 기술과 표준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 준다면?

우선 무엇을 표준화할 것인지 명확히 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자율차만을 대상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더 넓은 개념인 이동수단을 표준화 대상으로 삼을지 결정해야 한다. 또 지능형 교통 시스템(ITS) 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어떤 항목을 표준화할지 정해야 한다. 다음으로 ‘고정밀 Seamless 실내외 정밀측위 기술’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는 작업을 한다. GPS는 위치를 잡는 시간이 IMU 센서보다 오래 걸린다. 그래서 IMU센서로 위치를 측정하는 방식을 선택한다는 점을 기술한다. 마지막으로 심리스 (Seamless)한 실내외 측위가 되려면 몇 초이내에 위치측정이 완료되어야 하는지를 정한다.

Q : 국제표준을 획득하면 좋은 점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작년 회사의 재무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런데 회사의 자산 규모는 유지 됐다. 국제표준과 특허의 힘이었다. 회사가 보유한 장비와 기술이 표준과 표준특허로 제정했더니 제품의 가치가 3억에서 30억으로 올랐다. 우리 회사가 가치를 평가하지 않는다. 코트라, 전문 변리사가 가치를 산정하는데, 국제표준과 특허라는 공식 인증을 받으니 좋은 평가가 따라왔다.
또 글로벌 IT 대기업들은 자체적으로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 안에 참여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이 벽을 뚫고 살아남으려면 국제표준을 받는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인정을 받는다면 전 세계가 합의하고 제정된 규범이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표준을 개발하고 주도할 수 있다면 누구보다 먼저 시장 선점할 수 있다. 이것은 기업이 표준에 참여하여 얻는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Q : 국제표준 제정 활동을 하며 겪은 어려움은?

우리나라에 자동차 부문 표준전문가가 몇 명이나 될까? 손에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보니 처음 으로 국제기구에서 표준 제정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혼자서 경험하며 실력을 쌓아야 했다. 시행착 오를 겪으며 배우는 수밖에 없었다. 또 인적 네트워크가 갖춰져 있지 않았기에, 다른 사람들과 친분을 쌓고 위원회 전문가들의 동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힘들었다.

Q : 다른 기업에게 국제표준화 활동을 추천하는가?

기업들에게 국제표준화 제정 활동을 추천한다. 이제는 소품종 대량생산의 시대다. 각 기업이 각자만의 무기를 들고 있어야 한다. 깊이 파고들어 개발한 유용한 기술들을 표준으로 제정해야 한다. 기술 자체의 수준이 아무리 높아도 그것만으로 성과를 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인정을 받고 쓰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 글로벌 인증을 얻는 데는 표준만한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