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C 표준토크

유연메모리 평가 표준 표준 트렌드

김덕기 세종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

Q :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세종대학교 전자공학과 김덕기 교수입니다. 저는 재료공학으로 학부와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뉴욕에 있는 IBM 반도체 연구소에서 7년간, 이후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에서 4년간 반도체 신소자 개발에 주력했습니다.
IBM 근무시 반도체 칩 내의 오류와 결함을 복구할 수 있는 '이퓨즈(eFUSE) 소자'를 개발하고, 상용화까지 이루어 반도체 산업 발전에 기여를 했습니다. 제가 개발에 참여한 반도체 이퓨즈 소자는 현재 대부분의 컴퓨터와 모바일용 PC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삼성에서는 DRAM용 이퓨즈 소자와 3차원 저항메모리 소자 관련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2011년 세종대학교 전자공학과로 자리를 옮겨 후학 양성과 반도체 소자의 신뢰성 관련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는 한국연구재단 나노·반도체 분야의 단장을 맡아 국가 R&D 사업 과제 기획과 평가 지원, 연구동향 조사·분석 등을 총괄하며 국내 나노·반도체 분야 연구개발 활성화와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2014년부터 IEC TC47(반도체 장치) 국내전문위원회 활동으로 표준화 활동을 시작하여 현재는 IEC TC 124 WG 4(웨어러블 전자장치 및 기술)의 컨비너와 IEC TC47 부간사를 맡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2건의 국제표준을 제정하였으며 관련한 표준 특허 1건도 도출하였습니다. 현재 지능형 반도체 관련 추가 2건의 국제표준 제정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 유연메모리는 무엇인가요?

유연메모리는 기존의 대표적인 메모리인 DRAM이나 NAND Flash와 달리 딱딱한 메모리가 아니고, 플렉서블 기기에 적용이 가능한 유연한 메모리로 신소자 기반의 저항변화 정보 저장 소자가 대표적인 유연메모리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 유연메모리 평가 표준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반도체 분야는 지금까지 국내 산업의 기둥 역할을 해왔고 향후 신성장 동력 분야로 지속적으로 연구개발과 표준개발이 진행되어야 합니다. 특히, 국내의 메모리 분야는 기술 및 시장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고 앞으로 큰 성장이 예상되는 플렉서블 전자기기 분야에 적용이 가능한 유연메모리 평가표준에 대한 선행 표준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정보통신 시장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고용량과 빠른 처리 속도를 가진 플렉서블 기기 등에 적용이 가능한 유연성도 갖춘 비휘발성 메모리에 대한 요구는 시장의 큰 화두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유연메모리 관련 연구개발 뿐만 아니라 제품화도 활발히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기존의 DRAM과 NAND로 대표되는 실리콘 소자의 경우, 유연성의 제약으로 인해 응용분야가 한정되는 반면에, 유연 메모리의 경우 유연한 기판에 유연한 소재를 사용하여 제작하기 때문에,플렉서블 기기 등에 적용이 쉬운 면이 있습니다.

Q :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전반적인 표준 개발 동향 등 유연메모리 관련 표준화 동향은 어떠한가요?

플렉서블한 기기에 적용 가능한 유연메모리에 대한 성능 및 신뢰성 평가에 대한 국제표준은 관련 기술이 아직 상용화가 되지 않아 시작 단계라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최근 유연 소자에 대한 표준화는 국내에서 상당히 진행되었으나 유연메모리 관련 기술에 대한 표준화는 시작 단계입니다. 웨어러블 기기 등으로의 응용을 위해 유연 센서, 유연 트랜지스터 소자 등에 대한 국제표준이 IEC TC47과 웨어러블 분야인 IEC TC124 등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유연 센서, 유연 트랜지스터 소자와 더불어 센싱한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유연메모리의 필요성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연메모리 관련하여 중국, 미국 등에서도 필요성을 많이 느끼고 표준화를 진행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Q : 유연메모리 분야 우리나라 표준 개발 현황은 어떠한가요?

우리나라의 경우 삼성과 SKHynix 등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은 사실상 표준화 기구인 JEDEC과 IEEE 등에서 DRAM과 NAND Flash 관련 성능 및 신뢰성 평가 방법에 대한 표준 개발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연메모리 기술은 현재 상용화 전단계로 유연메모리의 성능 및 신뢰성 평가법에 대한 표준은 아직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단계입니다. IEC TC47과 IEC TC 124에서 우리나라 주도로 유연 소자의 평가법에 대한 표준이 진행되어 왔으나, 향후 유연메모리에 대한 표준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Q : 해당 표준 제정으로 인한 기대효과는 무엇인가요?

현재까지 대부분의 전자 소자 부품 소재는 실리콘 기반으로 발전해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리콘 소재는 딱딱하고 제조공정 상의 한계가 있어 그 대안으로 유연한 형태의 메모리 구현을 위한 소재 및 구조 개발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어 왔습니다.
기존의 실리콘 기반의 반도체는 신뢰성면에서 유연 반도체 대비 우수한 특성을 보이고 있고 전기전도도 특성도 우수하고 고집적 소자 구현이 가능하나, 플렉서블 기기의 정보 저장을 위한 메모리로서의 적용이 제한적이고, 제조공정에서도 원가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어 최근 유연메모리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항 변화 기반의 유연메모리의 경우 기존의 전하 기반 NAND Flash 대비 성능·신뢰성 및 물성에 대한 평가 표준 적용이 어렵기 때문에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유연메모리의 특성, 신뢰성 및 유연성에 대한 표준 개발은 매우 중요합니다. 유연메모리는 커패시티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며 인쇄 공정 등을 활용하여 기존의 DRAM이나 NAND Flash 대비 훨씬 값싸게 제작할 수 있어 어린이용 장난감 등 다양한 분야에 쉽게 적용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유연메모리 제품의 개발은 웨어러블 및 플렉서블 제품 시장의 큰 화두로 자리 잡고 있으며, 유연메모리에 대한 기초물성에 대한 연구부터 제품으로 개발하려는 노력들이 학계, 연구소, 산업계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연 저항메모리와 관련해 국내의 기술 수준은 세계 시장을 리딩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디스플레이 및 모바일 기기 분야의 세트 업체가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므로 해당 기기들에 대한 활용도가 높은 유연메모리의 경우 국내 연구가 쉽게 산업 현장으로 연결될 수 있는 여건이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현재 유연메모리는 상용화를 위한 연구 개발 단계로 유연메모리의 성능, 신뢰성 및 유연성 관련 표준 제안을 위한 연구를 통해 선표준, 후기술 개발이 가능한 분야이며 이를 통해 국내 연구소 및 산업체에서 해당 분야 기술을 리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연메모리 선행 표준 개발을 통하여 다가오는 초연결사회에서 폭증하는 정보의 연산, 저장, 전달을 수행하는 정보처리 및 정보저장 소자 개발을 앞당길 수 있으며 관련 기술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개발된 유연메모리는 다양한 분야의 전자소자에 활용이 가능합니다.
유연메모리 소자 제품 시장뿐만 아니라 해당 소자의 평가 기 및 관련 장비 기술 산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Q : 표준 개발 과정을 간략하게 소개해주신다면?

국제표준 제정절차는 일반적으로 제안부터 발행까지 6단계로 구성됩니다. 국제표준의 경우, 논문과 특허와 달리 해당 기술분야 국내 전문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공식적인 회원 국가 기구,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기술표준원을 통하여만 제안이 가능합니다. 제안된 문건은 해당 국제 기술위원회의 정회원들에게 회부되어 위원회의 문건으로 채택 여부에 대한 투표를 거쳐 투표에서 승인이 된 후 WG내 여러 번의 의견 수렴에 이은 수정 작업을 거쳐 합의된 위원회 버전에 대한 각국의 투표를 거쳐 투표에서 승인이 되면 최종적으로 발간이 가능합니다. 처음 제안부터 최종 발간까지 보통 논문, 특허 대비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Q : 해당 과제를 수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 난관을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표준 제안 절차상 제안 단계에서 위원회 단계(CD)로 가기 위해서는 제가 제안한 유연메모리 국제표준안에 대해 4개국 이상의 전문가 참여가 필요하였는데 저항 변화 기반의 유연메모리의 경우 상용화 전단계이며 그동안 IEC TC47에서 다루어지던 분야가 아닌 새로운 분야로 타국의 참여가 저조하여 4개국의 전문가를 섭외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NP 투표 후 우리나라, 미국, 독일의 전문가가 유연메모리 표준에 참여의사를 보였으며 일본과 중국의 경우 심한 견제로 유연메모리 표준에 참여 거부 의사를 보여왔습니다. 그동안 TC47 부간사로 활동하며 WG2 컨비너인 영국 Jim Lynch 박사와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해 왔고 표준화 활동에서 그동안의 긴밀한 협력 부분이 Jim Lynch 박사가 제 문건에 추가적으로 전문가로 참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여 해당 문건이 위원회 단계로 채택이 되어 진행될 수 있었으며, 현재 최종 발간 단계만 남겨 놓은 상황입니다.

Q : 표준 제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으신가요?

2014년 반도체 소자 국내 전문위원회 활동을 시작으로 현재는 IEC TC47의 국제 부간사와 IEC TC124 WG4의 컨비너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국제표준 개발 시 국가 간 또는 관련 국제 이해관계자간의 분쟁 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다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규정(ISO/IEC Directive 등)에 근거하여 분쟁 이해당사자들에게 자문을 하고 중재를 하는 업무는 매우 중요하고 난이도가 높은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제부간사로 해당 TC의 업무를 위해 IEC Central Office와 원활히 소통하고자 늘 노력하고 있으며, IEC TC124는 한국이 간사국으로 제가 컨비너를 맡고 있는 WG4 Device & System은 TC124 내 가장 큰 WG으로 미국 Apple, 일본 오므론, 중국 화웨이 등 다수의 웨어러블 기기 관련 기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의 주요 업체 등 50명 이상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회의로 첨예한 의견대립이 많은데 컨비너로서 이견 조정 등 국제표준 분야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활발한 국제표준 활동을 통해 한국의 국제표준화 역량을 제고하는데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Q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최종적으로 유연메모리의 상용화를 위한 신뢰성이 우수한 유연메모리 소재, 공정, 소자 기술 개발 및 유연메모리의 특성, 신뢰성 및 유연성 관련 국제표준 개발을 지속적으로 하고자 합니다. 메모리 관련하여 중국, 미국 등에서도 관심이 높은 만큼 IEC TC47 내 새로운 WG 제안도 하고자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