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C 표준토크

인공지능 뉴로모픽 반도체 표준화의 모든 것

김덕기 세종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

Q :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세종대학교 김덕기 교수입니다. 지난 2000년 재료공학 박사 학위 취득을 계기로 미국 뉴욕주에 있는 IBM과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개발센터에서 10년 이상 반도체 신소자 개발을 담당했으며 이 외 여러 분야에서 반도체 연구개발 활동을 해왔습니다. 이후 2011년 세종대학교 전자정보통신공학과 교수로 자리를 옮겨 후학 양성 및 국제표준 개발 등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Q : 인공지능 반도체는 무엇인가요?

인공지능 반도체는 학습·추론 등 인공지능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고성능, 저전력으로 실행하는 반도체로 인간의 뇌처럼 높은 전력효율로 대량의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가 가능합니다.
인간의 뇌처럼 수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높은 전력 효율과 빠른 처리속도가 필수적입니다. AI의 딥러닝에 특화되었다는 의미에서 흔히 NPU(신경망처리장치)로 부릅니다. 기존 반도체 분야의 강자들뿐만 아니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까지 앞다투어 천문학적인 투자와 인수합병을 통해 AI 반도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Q : 인공지능 반도체용 뉴로모픽 소자 기술의 표준화를 추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인공지능은 스마트홈, 자율주행차 등 실생활에서 의료·법률서비스, 물류·운송에 이르는 다양한 산업에 걸쳐 적용되며 차별화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적용을 위해 AI 반도체 수요는 급증하여 2018년 70억 달러에서 2030년 1,179억 달러로 연평균 26.5% 이상 증가할 전망입니다. 특히 에지(Edge) 디바이스에 탑재되는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이 크게 활성화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관련 기술들은 여전히 인간의 뇌 대비 높은 소비 전력 및 데이터 처리에 비효율성 문제를 내포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인간 뇌의 신경망 구조 및 작동 원리를 모방하여 만든 뉴로모픽(뇌신경 모방) 칩 기술이 차세대 인공지능 프로세서로 각광받을 것으로 예측이 됩니다. 인공지능산업 생태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뉴로모픽 소자의 성능 및 신뢰성 관련 평가 방법에 대한 표준이 필수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표준화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지능형 반도체 기술은 기술 도약을 위한 새로운 기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고속 저전력으로 처리함과 동시에 시스템의 동작 효율을 높이기 위하여 GPU 대비 낮은 소비 전력으로 높은 병렬 연산 능력을 갖춘 FPGA나 낮은 소비 전력으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ASIC 기반 인공지능 가속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Q : 인공지능 반도체용 뉴로모픽 소자 표준화 동향을 소개해주세요.

인공지능 반도체인 뉴로모픽 소자에 대한 성능 및 신뢰성에 대한 규격 및 국제표준은 아직 발표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뉴로모픽 소자는 신소재에 기반한 정보저장 소자가 주로 사용이 되지만 상용화된 메모리 기술도 사용이 되고 있습니다. IEC TC47과 사실상 표준화 기구인 JEDEC에서 상용화된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에 대한 특성 및 신뢰성 평가에 대한 표준은 개발이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멤리스터 소자로 많이 응용이 되고 있는 저항메모리 관련 평가 방법 표준은 제가 1건을 개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 반도체인 뉴로모픽 소자의 성능 및 평가법에 대한 표준은 현재 없으며 미래의 기술 발전을 고려할 때 뉴로모픽 소자의 표준화는 시급한 문제라고 판단이 됩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우수 AI 반도체 연구기관 등이 중심이 되어 차세대 뉴로모픽 반도체 기술개발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을 중심으로 빅데이터, IoT 등과의 융복합을 시도하고 있고, 표준화 진행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 유럽 등에서 인공지능 서비스 생태계 구성을 위한 표준화 연구개발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습니다.

Q : 우리나라 인공지능 반도체용 뉴로모픽 소자 관련 표준개발 현황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성, SKHynix 등의 반도체 기업은 사실상 표준화 기구인 JEDEC에서 상용화된 DRAM과 NAND Flash 메모리에 대한 성능 및 신뢰성 평가방법에 대한 표준 개발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집중적인 연구개발 활동에 비해 공적 표준화 기구인 IEC나 De facto 표준화 기구인 IEEE나 JEDEC 등에서 인공지능 반도체인 뉴로모픽 소자의 성능 및 신뢰성 측정을 위한 표준 활동은 거의 없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와 중국, 미국 등에서 인공지능 반도체 관련 표준화를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뉴로모픽 소자의 선형성, 가소성 관련 2건을 중국에서 뉴로모픽 소자의 대칭성 관련 1건의 표준을 이번 10월 샌프란시스코 IEC 회의에서 제안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Q : 인공지능 반도체용 뉴로모픽 소자 표준 제정으로 인해 기대되는 효과는 무엇인가요?

인공지능 반도체와 관련해서 국내의 기술 수준은 세계 시장을 이끌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뉴로모픽 소자의 바탕이 되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 산업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국내 연구 개발 기반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인공지능 반도체용 뉴로모픽 소자 표준을 위한 특성 평가 및 신뢰성의 연구는 해당 분야 기술에 대한 선표준, 후기술 개발을 진행할 기회가 되며, 이를 통해 국내 산업체 및 연구소는 인공지능 반도체 관련 기술적 우위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AI 반도체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비하여 지능형 반도체 및 뉴로모픽 소자 기술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인공지능 뉴로모픽 소자의 성능, 신뢰성 관련 표준화를 위한 기술개발도 절실히 요구됩니다.

Q : 인공지능 반도체용 뉴로모픽 소자 표준이 산업현장에 적용된 사례가 있나요?

현재 인공지능 반도체용 뉴로모픽 소자는 상용화를 위한 연구 개발 단계로 뉴로모픽 소자의 성능 및 신뢰성 관련 표준 제안을 위한 연구를 통해 선표준 후기술 개발이 가능한 분야입니다. 뉴로모픽 소자 표준화 개발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우리나라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에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좋은 선택지가 될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산업적 적용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를 구현하기 위한 기반기술인 인공지능 뉴로모픽 반도체가 시스템 반도체의 새로운 기회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뉴로모픽 소자의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특성 및 신뢰성 평가 방법의 선행 표준개발이 절실합니다.
표준화 개발을 통한 시장 선점은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 사이에서 국내 반도체 산업이 버틸 수 있는 돌파구 역할을 할 것입니다. 특히 국내 반도체 업계의 메모리 중심의 높은 수준의 제조 역량 및 AI 반도체의 풍부한 수요를 가진 장점을 활용한 표준화 연구개발을 통해 뉴로모픽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Q : 반도체 장비 또는 반도체 소자 표준 개발 과정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국제표준 제정절차는 일반적으로 제안부터 발행까지 6단계로 구성됩니다. 국제표준의 경우 여타 논문, 특허와 달리 해당 기술분야 국내 전문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회원 국가기구,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기술표준원을 통하여만 제안이 가능합니다. 제안된 문건은 해당 국제 기술위원회 정회원들에게 회부되어 위원회 문건으로 채택 여부에 대한 투표를 거쳐 투표에서 승인이 된 후 WG내에서 여러 번의 의견 수렴에 이은 수정 작업을 거쳐 합의된 위원회 버전에 대한 각국의 투표를 투표에서 승인이 되면 최종 발간이 가능합니다. 처음 제안부터 최종 발간까지 보통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Q : 인공지능 반도체 소자 표준을 수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현재 인공지능 반도체용 표준은 IEC TC47에서 인간의 뇌를 닮은 뉴로모픽 소자에 대한 선형성과 가소성에 대한 국제표준 문건 2건을 제안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제가 제안한 저항메모리 관련 표준에 중국의 인공지능 반도체 벤쳐 회사에서 많은 관심을 보였으며 인공지능 반도체 관련 제안 발표를 작년 5월 회의에서 저희 보다 먼저 진행을 하여 저희가 과제로 준비해오던 뉴로모픽 소자 제안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작년 5월 중국의 발표는 중국의 제안자들이 국제표준 제안 및 발간 경험이 그렇게 많지 않아 구체적인 제안 내용 및 범위에 대한 설정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이에 제가 작년 11월 IEC 총회에서 뉴로모픽 소자의 선형성과 가소성에 대한 표준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설정하여 발표를 하려고 하자 중국 측에서 본인들의 내용과 겹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해 왔습니다. 현재는 이러한 우려를 중국과의 협력을 통하여 공동으로 표준을 개발하자는 의견 합의를 통하여 풀고자 합니다.

Q : 표준 제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으신가요?

IEC TC47의 국제 부간사와 IEC TC124 WG4의 컨비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해관계로 인한 분쟁 등을 조율 및 해결하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유기적인 소통을 통해 각국 표준전문가와의 유대감을 공고히 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추진하는 국제표준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표준 제안 과정에서도 그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온 미국과 유럽 여러 나라 전문가들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저 개인은 물론 국제적인 국제표준 네트워킹 강화를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함으로써 보다 원활한 표준활동이 가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Q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현재 제안 발표를 마친 2건의 뉴로모픽 소자에 대한 표준 문건이 최종적으로 발간될 수 있도록 인공지능 반도체 연구개발을 지속하는 한편, 각국 표준전문가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일이 선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화두인 뉴로모픽 소자의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매진하여 신뢰성 높은 뉴로모픽 소자 혁신기술개발을 선도하고자 합니다. 뉴로모픽 소자는 그동안 표준이 미흡했던 분야였습니다. 이에 뉴로모픽 소자 관련하여 중국, 미국 등에서도 관심이 높은 만큼 이들 국가와 협력하여 IEC TC47내에 새로운 뉴로모픽 소자 WG 출범을 주도하고자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 및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국가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