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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장비 03

전기식 건설기계와 이동형 스마트 충전시스템의 기술개발

신수현 _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

전기식 건설기계 충전시스템 시장 및 기술현황

2023년 세계 건설기계 시장 규모는 1,516억 달러로, 2030년까지 연평균 복합 성장률(CAGR) 6.6%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교류와 이동의 중단으로 인해 세계 건설기계 시장 규모가 2021년 기준, 5.5% 감소했었다.
특히 미국, 일본, 스웨덴, 독일 등 전통적인 건설기계 강국의 매출이 대폭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선진기업은 배출가스 규제 및 유가 변동 등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전기식 건설기계 개발을 지속해왔다. 또한 주요 선진국은 건설 분야 친환경 정책으로 전기식 건설기계의 도입과 더불어 스마트 그리드, 충전시스템 등이 연계되는 스마트 건설 사업화 전략을 수립했다.

친환경 정책과 달리 건설 현장에서는 충전소가 없는 긴급상황에서의 충전과 건설기계의 연속작업 수행이 필요하다. 현재로는 이동식 충전시스템 개발에 융합 기술이 적용되고 있지만, 초고속·급속 충전방식 기술과 충전방식에 대한 사용성·호환성·안전성, 열·유해물질 등에 의한 사고 예방 기술 등 넘어야 할 기술적 한계가 상당히 존재한다.

국내의 주요 건설기계 제조사는 전기자동차·충전 인프라 기술과 연계해 기술적 한계에 도전하고 있으며, 건설 현장의 가혹조건에서 운용 가능하도록 내환경·내진동 설계가 적용된다. 이때 충전한계에 따라 이동식 대용량 충전시스템 개발이 요구된다.
또한, 전기식 건설기계는 4시간 이하의 짧은 가용시간과 1~2시간의 긴 충전시간으로 건설 현장에는 제약사항이며, 충전을 위한 주차 공간확보와 충전 케이블의 연장 등의 인프라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도 건설기계용 5kWh 용량의 공용 배터리 모듈 개발과 동시에 400kW급 이동식 충전시스템 개발과 실증을 병행한 정부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전기식 건설기계 70kWh급 이동형 ESS 모듈 확장형 스마트 충전시스템에 관한 실증평가 관련 표준개발 추진, 2024년 소재·부품·기술개발 과제).

전기식 건설기계 충전시스템 관련 표준화 동향

전기식 건설기계 충전 인프라와 관련하여 글로벌 충전기 제조사를 중심으로, 초고속 충전을 위한 시스템 개발과 동시에 평가 방법에 대한 표준개발이 추진 중이다. 기존 전기차 배터리 및 충전시스템 기술을 기반으로 기술개발과 국제표준화를 추진하고 있고, 주요 선진국은 인증기준안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이러한 이동식 충전시스템의 시장 출시에 따른 인증기준이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제표준 기반의 안전 및 신뢰성 평가에 대한 적극적인 표준화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국제표준 요구사항으로 이동식 충전시스템의 안전성 및 신뢰성, 현장 실증평가 기술개발과 더불어 표준개발이 필요하다.

국내 표준화 동향

이동식 건설기계용 충전시스템과 연관된 기술은 전기차 충전기, 배터리, 전력변환시스템 등으로 주요 구성품의 표준은 개발되어 있으나, 건설기계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이동식 패키지형 충전시스템의 표준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이에 관련 국내 주요 표준화 활동은 주로 국제표준(IEC)을 국가표준(KS)으로 부합화해 사용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기 부문에서 안전·성능·프로토콜 호환성 등을 평가하는 약 25종의 표준이 있으며, 대표적인 전기차 충전시스템 표준은 <표1>과 같다.

배터리 부문에서는 중대형 리튬이온 배터리 성능, 안전성 등 약 23종의 부합화 표준이 있으며, 주요 표준현황은 <표2>와 같다.

전력변환시스템 부문에서는 ESS용 PCS의 화재, 감전, 열·유해물질 등 평가를 위한 6종의 부합화 표준이 있으며, 관련된 주요 표준현황은 <표3>과 같다.

전기에너지저장시스템 부문에서는 안전 평가를 위한 부합화 표준 약 8종이 있으며,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KSGA)와 한국배터리산업협회(KBIA)에서도 ESS의 성능을 평가하기 위한 단체표준을 제작하고 있다. 관련된 주요 표준현황은 <표4>와 같다.

국외 표준화 동향

건설기계 충전시스템에 대한 국제표준의 논의 과정에서 대부분 전기차 충전기와 ESS용 이차전지시스템에 대한 내용을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관련 표준으로는 IEC 62933-5-2, IEC/TS 61851-3-1~7, UL 3202 등이다. 결국 (고정형)전기차 충전시스템과 달리 건설 현장용 충전시스템은 전기차 충전시스템과 ESS의 기술수준에 이동성 관련 기술요구사항 등을 반영한 표준이 주된 내용으로, 이러한 요구사항에 대비한 국내 표준개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전기차 충전기에 대한 국제표준은 IEC/TC 69(전기 추진 도로 차량 및 산업용 트럭을 위한 전력/에너지 전송 시스템)에서 다루고 있으며, 6개의 작업반(WG), 4개의 프로젝트팀(PT), 3개의 관리팀(MT), 8개의 공동작업반(JWG)으로 구성, 운영되고 있다.

IEC/TC 120(전기에너지저장시스템)에서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 간의 통합과 그리드 안정성을 강화해 신뢰할 수 있는 전력 공급을 보장하고자 전기 ESS의 설계, 안전 및 성능평가 관련 표준을 개발하고 있다.

온습도·낙뢰 등의 외부환경에 노출되는 충전시스템은 내구성과 신뢰성 확보가 중요하며, 이때 IEC/TC 104(내구성 및 신뢰성) 표준이 활용되고 있다.

사실상 표준화 동향

- 화재안전성평가/UL9540A :

미국의 안전인증기관 UL에서 제정한 화재안전성평가 기준으로, ESS 시스템의 화재 안전성 강화를 위해 널리 사용되고 있다. 미국화재예방협회(NFPA)에서는 ESS의 설치규정을 제정해 배터리 랙 간 최소 3ft(92cm) 이상의 이격거리를 두고 있으며, UL9540A에 따라 화재안전성 시험기준을 만족한 경우, 배터리 랙 간 이격거리 규정을 면제해 ESS 고객사는 안전성 보장과 동시에 설치 공간의 효율적 사용이 가능하다.

- 디지털 통신/DIN 70121 :

독일의 DIN SPEC 70121은 미발표된 ISO 15118 표준을 대신하여 사용되고 있으며, 전기 자동차와 DC 충전 스테이션 간의 디지털 통신을 정의하는 표준이 있다. DIN SPEC 70121은 ISO 15118이 발표될 때까지 시장을 운영하기 위한 중간 솔루션으로 개발됐으며, 최근 개발되고 있는 ISO 15118과 달리 TLS 통신, 플러그인 기능, XML 기반 디지털 서명이 없어 스마트 충전에는 사용 불가하다.

- 군용 장비의 안전 및 신뢰성/MIL-STD-810 :

미국국방부의 MIL-STD-810은 군용 장비의 안전 및 신뢰성을 평가하기 위한 환경 시험방법을 정의하는 표준으로, 다양한 극한 환경조건에서의 성능을 보장하기 위해 사용된다. SAE J1455는 온도·습도·진동·충격 등 다양한 환경조건에서의 장비 성능을 평가하며, 특히 중장비와 건설 장비 등 험한 작업 환경에서 사용되는 차량의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해 널리 사용되고 있다.

- 안전 및 신뢰성/UL 3202 :

다양한 산업 분야의 제품 안전성과 신뢰성을 평가하기 위한 표준을 개발·인증하는 UL의 UL 3202는 이동식 EV 충전시스템의 안정성 및 성능평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UL 3202는 전기차 충전용 ESS에 이동성을 부여하고자 트레일러에 장착하는 방법과 접지·그리드 연결·전자파 면역 등을 포함한 전기적 안전 평가방법의 개요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와 연계된 기술요구사항을 반영한 표준화도 필요한 상황이다.

융합기술 및 표준화와 국내외 산학연 전문가 협력방안

정부의 친환경 산업전환 정책과 국내 선도 건설기계 산업현장의 글로벌 선도를 위해 초급속 충전이 가능한 이동식 패키지형 충전모듈 및 실증에 관한 선제적 표준안 개발과 표준확산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전기식 건설기계 충전 인프라에 관한 국내표준의 개발은 미흡하며, 국제적으로 표준개발이 논의되고 있다. 전기차의 충전 인프라 표준과 신뢰성, 전력변환 등 표준과 연계한 표준개발 전략도 요구된다.

현재 배터리 기술의 한계로 전기식 건설기계는 하루(8시간) 이상의 연속작업이 불가능해 이를 보완하기 위한 충전시스템의 구축·활용이 필수적이나 관련 인프라는 미비하다. 전기차 충전시설은 국내에 10만 개 이상 설치된 반면, 건설 현장의 특성상 설치 공간·위치 등의 제약사항으로 전기식 건설기계 보급을 위해서는 관련 충전 인프라 개발이 필요하다. 특히 가혹한 외부 환경에서의 실증기술은 국내 시험 인프라를 활용한다면 보다 정략적인 평가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관련 충전 기술을 표준화하고 다양한 건설기계에 적용 가능한 충전모듈을 개발해 충전기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 달성 및 사업성 확보가 기대된다.

정부 기술개발과 연관된 표준개발 및 표준화 추진이 필요하다. 초고속 급속 충전기는 고전압(~1000V)·고전류(~400A)를 다루는 고위험군에 속하는 기기지만, 전기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사용하므로 안전성·통신 호환성 등을 보증할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최근 중대형 리튬이온 배터리 및 관련 설비의 화재, 감전, 열/유해물질 등의 사고가 증가함에 따라 ESS용 배터리 및 PCS의 안전성과 관련된 기술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증대하고 있다. 특히 외부환경이 열악한 건설 현장에서 외부요인에 의한 화재 및 감전사고, 충전시스템 이송 중 안전사고에 대한 대책이 기술개발과 함께 필요하다. 또한 국제기준의 전기식 건설기계용 충전 인프라 관련 기술개발의 효율적인 활용과 대상 기기의 보급·확산에 기여하기 위한 기술개발 과제와 연계한 표준화 추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IEC 61851(전기자동차 직류 충전 스테이션)과 이를 기준으로 일반 요구사항과 건설 현장 실증, 건설기계의 특수성을 반영한 표준개발 내용 및 범위 설정하고 이에 대한 표준개발을 제언한다.

전기차 충전기, ESS용 배터리, 전력변환시스템 등 주요 요소 부품의 국내외 표준은 개발되어 있으나 기술개발 과제와의 연계를 통해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표준화를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부적으로는 건설기계 현장에서 사용 가능한 이동식 패지키형 충전시스템의 안전(화재안전성 포함), 신뢰성(온습도·진동·분진 등)을 평가할 수 있는 기술개발 및 표준화 연계가 필요하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및 충전시스템의 표준기술을 기반으로 건설기계의 일반 요구사항을 반영한 단체표준개발과 신뢰성·안전성에 관한 국제표준 제안도 전략적인 접근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