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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 01

니켈 산화광으로부터 고순도 니켈 원료 제조 기술개발 및 표준화 동향

이수경 _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선임연구원

니켈 산업 동향 및 니켈 산화광 개발의 필요성

니켈은 스테인리스강의 주원료로 대부분이 소비되어왔다. 니켈을 원료로 하는 이차전지에 관한 관심과 생산이 증가하는 현재까지도 전 세계 니켈 대부분이 스테인리스강 생산에 사용된다. Nornickel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니켈의 65%가 스테인리스강 생산에 사용됐으며 이어서 배터리(15%), 합금(8%), 도금(6%) 등에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현대 산업에서 다양하게 활용되는 니켈은 광석에서 생산되며, 니켈광은 크게 니켈 황화광과 니켈 산화광으로 구분된다. 대표적인 니켈 황화광으로 펜틀란다이트(Pentlandite)가 있고, 건식제련공정을 통해 니켈 매트로 변환, 목적에 따라 다른 공법을 적용해 최종 니켈 산물로 생산된다.

고순도 니켈 원료에 사용되는 니켈 황화광과 다르게 니켈 산화광은 낮은 니켈 함량으로 인해 주로 저품위 니켈 합금의 생산에 사용된다. 여러 광물에 니켈이 치환된 형태로 발견되고 있으며, 니켈 및 타 원소 함량의 변화에 따라 리모나이트광(limonite) 및 사프로라이트광(saprolite)으로 구분한다.
사프로라이트광은 낮은 철 함량과 상대적으로 높은 니켈 함량(1.5-3.0%)을 가지나, 높은 마그네슘 함량으로 산 소모가 많은 습식제련공정에 적합하지 않다. 이에 건식제련으로 처리되어 페로니켈, NPI(Nickel Pig Iron)로 생산된다. 리모나이트광은 다량의 철과 상대적으로 낮은 니켈 함량(~1.5%)을 보유하고 있으나, 사프로라이트광에 비해 낮은 마그네슘 함량을 가져 산 소모량이 적기에 습식제련공정을 통해 니켈 원료로 생산된다.
한편 니켈 황화광은 주로 러시아, 캐나다 등 온대-극지방에 분포하고 있고, 니켈 산화광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주로 아열대 지역에 분포하는데, 니켈 생산량 중 약 70%가 니켈 산화광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2022년 국가별 니켈 생산량을 보면 니켈 산화광을 생산하는 인도네시아가 전 세계 니켈 생산량의 약 48%를 차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니켈을 많이 생산하는 나라로는 필리핀(11%), 러시아(7%), 호주(5%), 캐나다(4%), 중국(3%)이 있다.
전통적으로 니켈 산화광은 주로 스테인리스강 생산에 많이 사용되었고, 이차전지에 사용되는 고순도 Class I 니켈은 주로 니켈 황화광에서 생산됐다. 하지만 최근 증가하는 이차전지의 수요와 니켈 산화광 생산량, 그리고 니켈 황화광 공급망의 불안으로 Class I 니켈 생산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니켈 산화광 기술개발 : 고순도 니켈 원료 제조

니켈 산화광으로부터 니켈 원료의 생산을 위한 공정을 기술하기에 앞서, 광석의 처리공정은 다음과 같다. 여러 가지 광물로 구성된 광석은 파·분쇄를 거친 원광을 선광공정1)을 통해 목표 광물을 분리해 정광을 생산한다. 광물의 물리적 특성 차이를 이용하는 선광공정에는 비중선별, 자력선별, 부유선별2) 등이 있다. 부유선별과 같은 대표적인 선광공정을 가지는 니켈 황화광과는 다르게 특정 니켈 광물이 존재하지 않는 니켈 산화광의 경우 깊이별 채광된 광석이 분급 등의 간단한 공정만을 거친 후 제련공정으로 투입된다. 니켈 산화광 대상 가장 대표적인 제련공정으로는 리모나이트광 대상 HPAL(High Pressure Acid Leaching)이 있으며 사프로라이트광의 경우 건식제련공정이 대표적으로 적용돼 페로니켈 및 NPI로 생산, 스테인리스강에 사용된다. 하지만 현재까지 니켈 산화광에서 고순도 니켈 원료는 습식제련공정을 거친 리모나이트광에서만 생산되고 있다.

HPAL 공정은 리모나이트광에서의 니켈제련을 위해 사용한다. 고온·고압하에서 니켈을 침출하는 기술로 상압 침출공정에 비해 높은 CAPEX 비용이 소모된다는 단점이 있으나, 리모나이트광 내에 다량 포함된 철에서 니켈을 선택적으로 침출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니켈 산화광 대상 HPAL 공정은 쿠바에서 니켈 침출에 사용한 이래 수십 년간의 기술개발을 거쳐 광산별 니켈 산화광의 특성에 맞게 일부 수정되었다.

1) 선광공정 : 광석(Ore) 내에 존재하는 경제적 가치가 있는 유용광물에서 그렇지 않은 맥석(Gangue Mineral)을 분리해 유용광물의 품위를 올리는 일련의 공정

2) 부유선별 : 물리화학적 특성을 활용, 기포 부착하여 소수성-친수성 광물을 분리하는 방식의 선별

고압침출(Pressure Leaching)

리모나이트광은 고온·고압(약 250℃, 4MPa)하에서 침출을 위해 오토클레이브로 투입된다. 오토클레이브3 내 고온·고압 환경에서 니켈은 용액으로 침출되고, 리모나이트광 내 다량 포함된 철의 대부분은 침출된 후 Fe₂O₃ 형태로 침출잔사에 남아있게 된다.

중화(Neutralization)

공정에서 침출된 용액은 매우 낮은 pH를 가지므로 이를 일차적으로 중화한다. 본 공정에서는 석회석 등을 투입하며 일부 플랜트의 경우, 사프로라이트를 함께 투입해 중화와 함께 니켈을 추가 침출하거나 Fe-Al removal 단계에서 침전된 Fe-Al 1차 침전물을 투입해 re-leach 공정을 적용하는 경우가 있다.

CCD(Counter-current decantation)

고체와 액체를 분리하는 CCD 공정을 통해 리모나이트광에서 침출된 니켈은 침출액 내에 존재하게 되고, 분리된 고체 침출잔사 내에는 다량의 철이 남아 니켈로부터 분리된다. 많은 양의 철, 적은 양의 니켈이 함유된 리모나이트광의 특성상 다량의 침출잔사가 발생하게 되며, 이에 산성 환경에서 배출된 폐기물 처분을 위한 추가 중화공정이 요구된다.

Fe-Al 제거

HPAL 공정에서 철 대부분은 침전·분리되었지만, 일부 침출액에 남아있는 철과 알루미늄을 추가 제거하는 공정이 필요하다. 철과 알루미늄을 니켈에서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으로 pH를 단계적으로 증가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본 공정에서는 limestone 등을 투입해 pH를 3~4까지 증가시키고, 철과 알루미늄을 수산화물 형태로 침전시켜 용액 내 철과 알루미늄을 분리한다.

MHP 침전

용액 내 포함된 니켈 및 코발트를 수산화물 형태로 회수하기 위해 pH를 7~8까지 높여 니켈, 코발트 수산화물을 침전하고, 분리 공정을 통해 회수한다. 회수된 MHP는 약 40%의 니켈과 다량의 수분, 미량의 다른 금속들을 함유하고 있다.

MHP로의 회수 외에 HPAL 공정을 통한 침출 후 침출액 내 남아있는 니켈을 회수하기 위한 공정으로 MS 침전 및 직접용매추출(Direct Solvent Extraction)도 있다. MS 침전은 니켈을 황화물 형태로 회수하는 공정으로, H₂S 가스를 주입해 니켈을 NiS 상태로 침전시킨다. 직접용매추출은 니켈을 다른 원소로부터 분리하는 공정으로 MHP, MS 등 니켈 중간재 제조공정을 거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습식제련공정을 통해 생산된 MHP 및 MS는 재침출-용매추출 공정을 거쳐 황산니켈(NiSO₄·6H₂O) 등으로 생산되며, 이후 환원 공정을 통해 Class I 니켈로 생산된다.

국내외 니켈 산화광-고순도 니켈 원료 관련 표준화 현황

니켈 산화광, 고순도 니켈 원료 관련 국내외 표준동향 조사를 위해 니켈 관련 표준법 중 니켈 산화광에서 고순도 니켈 원료 제조에 활용할 수 있는 표준에 대해 정리하였다.
국제표준 분야에서는 기술위원회 ISO/TC 155(니켈 및 니켈 합금), ISO/TC 183(구리·납·아연 광석 및 정광)이 있다.
프랑스표준협회(AFNOR)에서 담당하는 ISO/TC 155에는 이탈리아, 캐나다, 중국, 그리스, 일본, 러시아, 독일, 프랑스, 브라질의 총 8개국이 회원으로 참여하며 호주, 오스트리아, 불가리아, 콜럼비아, 크로아티아, 쿠바 등 24개국이 참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본 기술위원회는 니켈 및 니켈 합금 분야의 샘플링·시험·분석의 용어 정의에 대한 표준법을 포함한다.
2024년 8월 기준 ISO/TC 155 내 발행된 표준 현황은 <표1>과 같으며 대부분 표준이 니켈 포함 합금에 대한 니켈 및 타 원소의 분석방법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중 니켈 산화광으로부터의 고순도 니켈 원료 제조 기술에 활용할 수 있는 표준으로 ISO/TR 4644:2021 및 ISO 6283:2017, ISO 6372:2017이 있다.
ISO/TR 4644:2021 및 ISO 6283:2017은 각각 2021년 8월, 2017년 9월 발행됐으며 니켈·페로니켈 및 니켈 합금의 화학적 조성 결정에 대한 표준, 정련 니켈의 등급 지정 및 화학적 조성에 대한 표준을 포함한다. 또한 니켈·페로니켈 및 니켈 합금 내 존재하는 미량 원소의 측정방법에 대한 각 표준법을 포함하며 원소별 조성 범위 값을 제공한다. 정련 니켈은 정련 공정(전해·카 보닐 분해·환원·침전)에 의해 생산되는 니켈을 의미하며 NR9980, NR9990, NR9995, NR9997로 정의된다. 각 제품의 니켈 최소 함량은 99.80%, 99.90%, 99.95%, 및 99.97%다. 니켈 산화광에서 최종적으로 생산된 Class I 니켈의 화학적 조성 분석및 불순물 함량 분석에 본 표준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ISO 6372:2017은 2017년 5월 발행되어 니켈 및 니켈 합금 내 재료·정련 제품·가공품 및 주물에 대한 정의를 포함한다. 본 표준에 따르면 ‘nickel’은 니켈 및 코발트를 최소 99.0% 함유한 물질로 코발트 1.5%, 철 0.5%, 산소 0.4%, 이 외 물질을 0.3% 이상 함유하지 않는 물질로 정의된다. 정련 제품은 모양에 따라 briquette, cathode, gradule, ball, powder, shot으로 구분, 니켈 제련물의 중간재는 nickel matte, nickel oxide, nickel oxide sinter로, 니켈 가공품의 경우 rod/bar, wire, tube, plate, sheet, strip 등으로 구분된다. 본 표준법을 활용한다면 니켈 산화광으로부터 생산된 고순도 니켈의 모양 등에 따라 제품을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ISO/TC 183은 호주표준협회(SA)에서 사무국을 맡고 있다. 호주, 브라질, 칠레, 중국, 독일, 일본, 네덜란드, 폴란드 총 8개국이 회원으로 참여하며 알제리, 호주, 불가리아, 체코 등 총 26개국이 참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위원회에서는 구리, 납, 아연및 니켈의 광석, 정광, 제련잔사에 대한 샘플링, 분석, 시험에 대한 표준을 다루고 있으며 2024년 8월 기준 ISO/TC 183 내 발행된 표준 중 니켈 관련 표준 현황은 다음과 같다.

이중 니켈 산화광으로부터의 고순도 니켈 원료 제조 기술에 활용할 수 있는 표준으로 ISO 11794:2017과 ISO 12743:2021이 있다.
2017년 6월 발행된 ISO 11794:2017은 물과 혼합된 입자상 물질, 슬러리를 샘플링하는 방법을 포함한다.
ISO 12743:2021은 2021년 5월 발행되어 구리, 납, 아연 및 니켈 정광을 화학·물리적 분석 및 수분 함량 분석을 위해 샘플링하는 방법을 포함한다.
위 표준법들은 니켈 정광을 샘플링하는 내용을 포함하는데, 니켈 산화광은 습식제련공정을 통해 처리되므로 물과 혼합되어 슬러리 형태로 주입되게 된다. 또한, 많은 양을 처리하는 광물 산업의 특성상 대표 샘플의 채취는 정확한 분석값을 측정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국내표준 분야에서는 KS D 2598(니켈 및 니켈 합금의 분석방법 통칙), KS E 3050(광석의 니켈 정량방법), KS M 1115(황산니켈)가 있다.
KS D 2598는 1998년 비철 및 철광석 분석 전문위원회에 의해 제정, 2003년과 2008년 개정되었다. KS D 2598은 니켈 산화광에서 생산된 고순도 니켈 합금의 분석에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KS E 3050은 1996년 비철 및 철광석 분석 전문위원회에 의해 제정, 2017년 및 2022년 개정되었다. 광석 내 니켈 분석방법에 관해 규정하지만, 다른 한국산업표준에서 니켈 분석방법이 규정된 광석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분석 시료의 샘플링 및 취급, 측정방법에 관한 내용 및 분석값의 표시 방법에 관한 내용과 다양한 분석법을 활용한 니켈의 정량방법을 포함하며, 이는 고순도 니켈 원료에 사용할 수 있는 니켈 광석의 샘플링 및 평가에 사용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KS M 1115는 1986년 9월 제정되어 1996년 이후 5번 개정된 표준으로, 황산니켈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분석 시료의 채취 및 취급방법, 분석값의 결정법, 황산니켈 내 포함된 니켈·코발트, 철, 구리, 망간, 아연 및 납의 정량방법에 관한 내용을 포함한다.
이는 MHP, MS 및 용매추출을 통해 생산된 황산니켈의 순도 분석에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니켈 산화광 기술개발 : 고순도 니켈 원료 제조

본 기고 니켈 산화광에서 이차전지에 활용할 수 있는 니켈 원료 제조 및 관련한 국내외 표준 동향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과거부터 다양하게 활용된 니켈의 특성상 니켈 금속 및 합금과 관련한 위원회 및 표준법 제정은 1973년부터 꾸준히 이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MHP, MS 등 최근 활발하게 생산, 거래되는 니켈 중간재에 대한 표준은 아직 확인할 수 없으므로 대상 니켈 중간재에 대한 용어와 니켈 및 타 원소 함량에 대한 정의, 분석방법에 대한 표준의 제정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황산니켈의 경우 국내표준 KS M 1115에서 규정과 분석방법에 대한 표준을 제시하고 있으나, 관련 국제표준의 제정 역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국제표준에서는 니켈 광석 분석을 위한 샘플링 표준과 니켈 황화광에 대한 분석 표준이 대부분으로 ISO/TC 183 위원회 내에서 니켈 산화광의 정의, 니켈 산화광 내 금속 함량 분석 등에 관한 추가 표준의 제정도 필요하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