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리포트
디스플레이 04

차량용 디스플레이 기술개발 동향 및 표준 트렌드

정종호 _ LG디스플레이 책임연구원

차량용 디스플레이 기술 개요

자동차의 주행 성능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에 초점을 맞췄던 기존 대비, 점차 그 초점의 대상이 바뀌기 시작했다. 자율주행 기능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주행 중인 운전자는 주행 정보를 더욱 쉽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하고 탑승자는 엔터테인먼트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요구되었다. 이에 운전자와 탑승객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자동차 내부 디자인을 바꾸는 데도큰 영향을 끼치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기술의 중요성도 확대되기 시작했다.
기존 아날로그 방식에서, 작은 화면에서 제한된 정보를 제공하던 디스플레이가 배치된 센터패시아1)는 터치식을 도입하고, 운전자와 상호 작용을 통해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디지털 방식을 포함하기 시작했다.

1) 센터패시아 : 대시보드 중앙에서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컨트롤 패널 보드

운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디스플레이 개발 기술이 다양한 방면으로 발전하고 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자율주행 정보와 차량 상태 등 다양한 데이터를 운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해 정보제공의 범위를 기존보다 확대했다. 이는 운전자가 차량과 주변 환경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강화되어 탑승객에게 다양한 편의성을 제공할수 있다. 즉, 자율주행 중 탑승객은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통해 영상 시청이나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안정성 측면에서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통해 운전자의 시선이 계기판이나 다른 곳으로 분산되는 것을 줄이고 주요 정보를 운전자 시야에 직관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안전성을 높였다. 디스플레이를 얇고 사각형이 아닌 다각형, 원형으로도 제작할 수 있으며 터치스크린·스트레처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자동차 내부 공간의 활용을 극대화할 수도 있다. 이처럼 차량용 디스플레이 기술은 안전성 향상, 사용자 경험 개선, 엔터테인먼트 기능 강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이끄는 기술 중 하나다.

주요 기술개발 동향

자동차 디스플레이 시장은 TV 및 기타 소비자용 패널 시장에서 현재 또는 미래의 기회를 찾기 어려운 기업들에 특히 중요한 시장이라 할 수 있다. 그 예로 대만의 이노룩스(Innolux)와 AUO, 중국의 톈마(Tianma)와 국내 LG디스플레이, 그리고 최근에는 삼성이 2017년에 하만을 통해 자동차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대시보드와 센터패시아에 설치되는 디스플레이는 크기가 확대되고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디스플레이에 통합하는 경향이 커졌고 HUD의 적용도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인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자동차 내부 디스플레이와 관련하여 OLED 기술을 중심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반면, 중화권 업체들은 mini LED 백라이트 유닛(BLU)을 채용한 LCD 기술을 주로 개발하고 있다. 자율주행 Level 2~4 환경에서는 운전자에게 자동차 상태와 운전 정보를 원활하게 제공해 안전성과 운전 편의성을 높이는 디스플레이가 필요하며, Level 5 자율주행이 실현되기 전까지 관련 제품 개발이 지속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에 따라 엔터테인먼트 및 회의 등을 위한 고해상도·투명도 가변·신축성 소재를 적용한 랩핑 구조 기술도 개발 중이다.
자동차 디스플레이는 설치 위치에 따라 제공하는 정보와 기능이 다양하다. 예를 들어, 대시보드의 계기판은 속도와 연료 상태 등 주행에 필수적인 정보를 표시하며, 센터 콘솔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내비게이션·음악·차량 설정 등을 제어할 수 있는 구성을 이룬다. HUD는 운전자의 시선을 도로에서 벗어나지 않게 하며 중요 정보를 제공하고, 후방 카메라 디스플레이는 주차 시 안전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여러 기능을 하나의 화면에서 제어할 수 있는 대형 통합 디스플레이가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용으로 사용되는 유리 타입의 OLED 패널 종류가 다양해짐에 따라 자동차 제조사는 LCD와 차별화된 OLED 디스플레이만의 장점을 요구한다. OLED 디스플레이는 기존 사각형의 디스플레이 형태가 아닌 다양한 폼팩터2)로 제작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을 이용해 각 자동차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 등을 디스플레이 디자인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다. <그림2>는 2024년형 BMW 미니 전기차에 9.45인치 원형 OLED 패널을 적용한 대표적인 예시다. 이를 통해 계기판과 내비게이션·공조 제어·인포테인먼트 등 차량의 대부분 기능을 표시 및 조정할 수 있다.
새롭게 적용한 원형 OLED 패널은 기존 미니의 디자인적 정통성을 유지하며 현대적인 감각을 더하고자 개발되었다.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모든 정보를 한눈에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특히, 원형 OLED 패널은 모든 위치나 방향에서 화면에 터치가 가능하다. 운전자는 간단한 터치와 스와이프 동작으로 원하는 기능을 빠르게 선택하고 조작할수 있다.
또한, OLED 디스플레이의 화질과 반응 속도는 최신 기술을 적용해 매우 뛰어나며, 다양한 조명 환경에서도 높은 가독성을 제공한다. 이는 운전자가 주야간을 불문하고 정보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원형 OLED 패널은 에너지 효율성이 높아 전기차의 배터리 소모를 최소화하면서도 최상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2) 폼팩터(form factor) : 제품 외형이나 크기, 물리적 배열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모바일 기기 외형을 가리키는 용어

운전자와 조수석 승객을 위한 대형 디스플레이가 원활한 이동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디스플레이를 연결해 조수석에 있는 디스플레이는 단순한 정보제공을 넘어, 차량 내 모든 승객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여 전체적인 사용자 경험을 증대시켰다.
그러나 디스플레이 사용이 증가함에 따른 안전상의 문제도 같이 언급되었다. 운전자가 동승자가 시청하는 영화나 다른 콘텐츠에 의해 주의가 분산될 수 있고, 이는 운전자의 집중력을 저해해 안전 운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승객 디스플레이 시스템에는 조수석 탑승자가 디스플레이를 자유롭게 이용하면서 운전자는 시청할 수 없는 기능이 요구되기 시작했다. <그림3>과 <그림4>는 디스플레이 화면 전환 기능에 대한 예시로, 주행 중인 운전자가 디스플레이를 시청할 수 없도록 특정 시야각으로 방출되는 빛의 99% 이상을 차단하는 기능을 보여준다. 또한, 승객 디스플레이는 동승자가 콘텐츠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해야 한다. 단순히 영상을 보는 것을 넘어, 터치스크린이나 음성 명령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하며, 이러한 상호작용 기능은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고, 승객들에게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승객 디스플레이는 더 이상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도구가 아니다.

주요 표준 트렌드

이전에는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제한된 위치에만 사용해 많은 표준 항목들이 논의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발간된 차량용 디스플레이 관련 표준으로 계기판과 CID의 밝기와 폰트 인지 정도를 평가하기 위한 ISO 15008 문서(2007년 발간)와 카메라 모니터 시스템에 관련 내용을 정리한 ISO 16505(2019년 발간) 문서가 있다. 이후 자동차 디스플레이가 커지고 사용 애플리케이션이 확대됨에 따라 다양한 표준이 제안되고 있다. 여러 국제표준화기구 ISO/TC 22/SC 35, SC 39, IEC/TC 100/TA 17, IEC/TC 110/PT 63340 등에서 활발히 논의 중이며, 그 외 ITF, UNECE ITC, SAE, DFF에서는 디스플레이에 관한 규제 및 성능 가이드를 제시한다. 다양한 국제표준 중 ISO/TC 22/SC 35/WG 3 분과는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시인적인 부분을 주로 다루는 작업반으로, 자동차 디스플레이의 다양한 기술을 포괄하는 표준을 논의한다.

ISO/TS 8231 문서는 차량용 내부 디스플레이의 기술시방서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CD 문서를 2023년 6월에서 8월까지 회람했다. 2024년 7월 DIS로 등록을 위해 CD가 승인됐고 현재 DIS를 위한 WD 작업이 진행 중이다.

ISO/TS 8231은 먼저 자동차 내부 디스플레이의 광 특성과 내구성 측정방법을 설명한다. 이를 통해 디스플레이가 다양한 환경 조건에서 얼마나 잘 보이는지를 평가하는 기준을 제공한다.
둘째, 차량용 등화장치와 외부 디스플레이의 기술 동향 보고서는 외부 조명 장치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작동하는지, 그리고 외부 디스플레이가 어떻게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지에 대한 최신 기술을 다룬다.
셋째, 자동차 카메라 모니터링 시스템(CMS)에서 카메라 특성과 디스플레이 성능 및 시험방법에 관한 것이다. CMS는 전통적인 거울을 대체하는 기술로, 카메라를 통해 후방 시야를 확보하고 이를 디스플레이에 출력한다. 이러한 시스템에서 카메라의 해상도·색재현력·반응 속도 등 다양한 성능 요소를 평가하고, 디스플레이가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영상을 전달하는지 측정 하는 방법을 표준화하는 것이 이 작업반의 주요 목표 중 하나다. 2019년에 표준서가 발간되었으며, 2023년 10월 회의에서 기술 발전과 적용 범위의 확대로 표준을 개정하는 작업의 필요성을 언급해 여러 전문가가 공동으로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표준 전망

향후 자동차 기술의 발전은 차량 내외부에 디스플레이 기술이 다양한 형태로 적용되는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특히 뒷좌석 승객을 위한 엔터테인먼트와 정보제공 기술, 유리창 투영 디스플레이, 투명 디스플레이, 3D 입체적인 형태를 표현하는 HUD, 그리고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에서 사용될 외부 디스플레이의 내구성과 시인성 향상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한 제정될 표준 항목을 다음과 같이 전망해볼 수 있다.
첫째로 더욱 풍부해질 디스플레이 환경이다. 영화 감상·게임·업무 처리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해지는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발전할 것이다. 이러한 디스플레이에는 승객의 취향에 맞는 맞춤형 콘텐츠 제공과 더불어, 차량 내 다른 디스플레이와의 연동을 표준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디스플레이는 폴더블·롤러블 형태로 구성이 가능하므로, 관련 내구성 평가방법의 정립도 필요하다.
두 번째로 유리창에 정보를 투영하는 프로젝터 기술은 차량의 외부 환경과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 기술은 주행 중에도 안전하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창문 자체가 디스플레이로도 사용돼 공간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운전자 위치에서 외광조건을 고려한 시인성 평가방법은 HUD와 유사하지만, 더 상세한 표현이 필수인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위한 측정과 평가방법의 고도화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세 번째로 HUD의 발전은 평면적인 정보 표시에서 벗어나 입체적인 그래픽과 애니메이션을 통해 정보를 더 직관적으로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입체적인 표현의 구현이 정확하지 않을 경우, 시인적 불편함 혹은 시각적 피로가 발생할 수 있어 정확한 입체 표현의 측정평가 표준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소프트웨어 중심 SDV가 도로를 주행하게 되면, 외부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SDV와 보행자 간의 의사소통 방법이 중요해진다. 이에 외부 디스플레이의 내구성과 시인성 또한 중요한 요소로 대두되고 있으며, 다양한 기상조건에서도 명확한 정보 전달을 위한 표준이 필요하다.

급속한 발전과 대응에 대한 제언

차량용 디스플레이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그에 따른 표준화 이슈는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요소다. 최근 디스플레이 기술의 혁신은 차량의 안전성과 사용자 경험을 크게 개선하고 있으며, TFT-LCD, OLED와 같은 디스플레이 패널과 모듈 기술 및 HUD, eHMI(external Human-Machine Interface) 등의 응용 기술이 자동차의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 발전에 비례하게 표준화와 규제의 필요성도 증가하고 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설치 위치가 다양해지고, 성능이 향상됨에 따라 기존 표준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부분이 생기는 것을 개선·방지하고자 여러 국제표준화기구에서 활발히 논의 중이다. 표준화는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일관되게 적용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산업 전체의 신뢰성과 효율성을 높일 것이다.
한편 LCD의 점유율이 높은 차량용 디스플레이에 OLED 디스플레이의 적용 사례가 늘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는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제품이 출시될 전망이다. 이 시점에서 한국 디스플레이 제조사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한국 제조사들은 앞서가는 연구와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개발과 실용화를 선도해 왔고, 이를 국제표준화 과정에 적극 반영하고, 글로벌 표준 제정에 이바지할 필요가 있다. 이때 국제 규제기관과의 긴밀한 협력 및 기술적 논의를 통해 자국의 기술과 혁신을 표준화 과정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기술적 전문성을 활용해 세계 시장에서의 기술 호환성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솔루션 제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국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이 기술과 표준 간의 균형을 맞추는 과정에서 중요한 구실을 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제기준의 확립에 이바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