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리포트
반도체 04

웨이퍼 다이싱 공정 기술개발 및 표준화 동향

하정홍 _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반도체 웨이퍼 다이싱 기술

반도체 산업은 오랫동안 무어의 법칙(Moore’s Law)을 따르며 발전해 왔다.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 칩의 트랜지스터 수가 18~24개월마다 두 배로 증가하며, 성능이 꾸준히 개선된다는 예측이다. 그러나 최근 기술이 발전하면서 더 이상 무어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칩의 크기가 점점 작아지고 트랜지스터 밀도가 높아질수록, 물리적 한계와 열 관리 문제 등으로 인해 성능의 극대화가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미세공정이 10㎚ 이하로 줄어들면서 전기적 간섭과 발열 문제 등기술적 과제가 발생해 기존의 방식이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반도체 후공정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후공정은 다이싱·패키징·테스트 등 반도체 칩을 최종 제품으로 완성하는 과정으로, 이 중에서도 웨이퍼 다이싱(Wafer Dicing) 기술은 특히 중요하다. 웨이퍼 다이싱은 반도체 칩을 웨이퍼에서 개별적으로 분리하는 작업으로, 정확한 다이싱 공정은 반도체의 품질과 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오늘날 반도체 산업에서 요구되는 고성능 칩의 소형화와 효율성 향상에 따라 웨이퍼 다이싱의 정밀도와 신뢰성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스마트폰·자율주행차·AI 반도체 등 첨단 기술의 발전에 따라 반도체 칩은 더 작고 얇아졌으며, 동시에 더 높은 성능을 요구하게 되었다. 이러한 고도화된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고자 레이저 다이싱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레이저 다이싱은 웨이퍼를 비접촉 방식으로 절단해 기계적 스트레스와 균열을 최소화한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얇은 웨이퍼를 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어 초박형 디바이스나 고성능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필수적인 기술로 자리 잡았다. 이 기술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 및 고성능 컴퓨팅 장치에서도 필수적이다.

또한, 최근 주목받는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예로 들면, HBM(High Bandwidth Memory)과 FOWLP(Fan-Out Wafer Level Packaging)에서도 웨이퍼 다이싱 기술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HBM은 여러 메모리 칩을 적층해 높은 데이터 처리 능력을 제공하고, 이 과정에서 개별 칩을 손상 없이 분리하는 레이저 다이싱 기술이 필수적이다. FOWLP와 같은 기술에서는 칩의 소형화와 고집적화를 위한 정밀 다이싱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웨이퍼 다이싱은 더욱 높은 정확성과 효율성을 요구받고 있다. AI 반도체와 같은 고성능 칩에서는 대량의 연산이 필요한데, 이 역시 고성능 다이싱 기술의 역할이 크다. AI 반도체는 고속 연산과 데이터 처리를 지원해야 하므로 다이싱 공정의 정밀도가 칩의 성능과 직결된다. 고밀도 반도체 칩의 적층과 연결을 위한 다이싱 기술은 특히 전력 소모와 발열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도체 소형화와 고집적화가 지속될수록 웨이퍼 다이싱 기술은 더 큰 중요성을 가지게 될 것이다. 작은 실수 하나로도 수천 개의 칩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결국 다이싱 공정의 정확성과 품질이 반도체 제조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이다. 또한, 다이싱 기술의 표준화는 전 세계 반도체 제조업체에 더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함으로써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반도체 웨이퍼 다이싱 기술개발 동향

반도체 웨이퍼 다이싱 기술은 반도체 산업에서 집적도가 높아지고 웨이퍼의 두께가 얇아지면서 꾸준히 발전해왔다. 초기 다이싱 기술은 다이아몬드 포인트를 사용해 웨이퍼 표면에 선을 긋고, 물리적 압력을 가해 그 선을 따라 웨이퍼를 분리하는 스크라이빙 방식이었다. 이 방식은 칩핑(chipping)이나 크랙(crack)과 같은 손상을 야기하는 단점이 있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블레이드 다이싱이다. 블레이드 다이싱은 다이아몬드 블레이드를 사용해 웨이퍼를 절단하는 방식으로, 특히 200㎜ 이하의 실리콘 웨이퍼에 많이 사용되었다.

그러나 웨이퍼가 얇아지고, 직경이 300㎜로 커지면서 다시 칩핑과 크랙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고, 이에 공정 순서를 변경하는 DBG(Dice Before Grind) 방식이 도입되었다. DBG 방식은 블레이딩을 먼저 진행한 후 백그라인딩을 통해 웨이퍼를 얇게 갈아내면서 칩을 자연스럽게 분리하는 방식으로, 칩핑과 크랙 발생을 줄여 칩의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하지만, 웨이퍼 두께가 100㎛ 수준 이하로 얇아지고, 3D 패키징과 같은 고밀도 반도체 패키징이 확산하며, 기존 방식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다이싱 기술이 요구되었다. 이때 등장한 것이 레이저 다이싱이다. 레이저 다이싱은 웨이퍼를 비접촉 방식으로 절단하기에 칩핑이나 크랙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잔여물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공정의 청결도를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커프(kerf) 폭이 매우 좁아져 웨이퍼에 더 많은 칩을 배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특히 초박형 웨이퍼나 고성능 반도체 제조에서 필수적인 공정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웨이퍼의 두께가 30㎛ 이하까지 감소하고 있고, 패턴 박막으로 저유전상수(low-k) 물질이 다수 사용되면서 다이싱 공정의 난이도 역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신공정 개발 및 기존 공정과의 결합 등을 통해 다이싱 수율과 품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레이저 풀컷(laser fullcut)은 비접촉 방식으로 웨이퍼를 절단하기 때문에 칩핑과 같은 물리적 손상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며, 피코초(10-12초)에서 펨토초(10-15초) 수준의 초단파 펄스 레이저(ultrashort pulsed laser)를 활용해 레이저에 의한 열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플라즈마 다이싱은 웨이퍼 절단에 기계적 힘을 가하지 않고 플라즈마 에칭 방식을 사용해 웨이퍼를 분리하는 방식이다. 플라즈마 다이싱은 칩핑과 크랙이 발생하지 않아 얇은 웨이퍼에서 특히 유리하며, 최근 더욱 얇아지는 웨이퍼와 고집적 반도체 공정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결론적으로, 웨이퍼 다이싱 기술은 반도체 소형화 및 고성능화 요구에 따라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으며, 초기의 스크라이빙 방식에서 블레이드, 레이저, 플라즈마 다이싱까지 다양한 기술이 도입되었다. 이러한 기술은 각각의 장점과 특성에 따라 사용되며, 반도체 제조의 정밀도를 높이고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요 표준 트렌드

반도체 제조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웨이퍼 다이싱 공정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특히, 3D 패키징 및 고집적 반도체 기술의 확산과 함께 웨이퍼의 두께는 얇아지고 있으며, 칩의 정밀도와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더욱 높은 수준의 다이싱 기술이 요구된다. 그러나 현재 웨이퍼 다이싱 공정에 관한 구체적인 국제표준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국제표준 및 사실상 표준을 통해 다이싱 공정 용어의 정의, 다이싱 공정 웨이퍼 핸들링법, 웨이퍼 형상 정밀도 측정방법, 개별칩의 다이 강도(die strength) 측정법에 대한 표준이 제정되어 있다.

우선 IEC 62047-1은 반도체 장치와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기기에 적용되는 표준으로, 다이싱 공정과 관련된 용어와 정의를 포함하고 있다. 이는 다이싱 공정에서 사용되는 주요 개념과 절차를 통일하는 데 기여한다. 또한, 웨이퍼의 핸들링에 대한 표준으로는 SEMI G88(450㎜ 웨이퍼용 테이프 프레임 사양)과 SEMI G74(300㎜ 웨이퍼용 테이프 프레임 사양)가 있으며, 이는 다이싱 공정 중 웨이퍼가 손상되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고정하고 처리하는 데 필수적이다. 웨이퍼의 형상 정밀도를 측정하는 방법으로는 SEMI MF1530과 SEMI 3D12가 사용된다. SEMI MF1530은 자동 비접촉 스캐닝을 통해 실리콘 웨이퍼의 평탄도와 두께 변동을 측정하는 방법을 정의하며, SEMI 3D12는 저강성 웨이퍼의 평탄도와 형상을 측정하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이는 다이싱 공정으로 분리되기 전의 웨이퍼의 형상 측정방법에 대한 것으로, 다이싱 공정의 품질을 평가하는 방법에 대한 표준은 아직 제정된 바 없다.
SEMI G86과 IEC 60749-19에서 다이싱된 개별 칩의 다이 강도의 측정방법에 대한 표준화가 진행되었다. SEMI G86은 3점 굽힘법을 통해 개별 다이의 강도를 측정하는 방법을 제공하며, IEC 60749-19는 다이 전단 강도 시험을 정의하고 있다. 이는 웨이퍼와 다이의 기계적 특성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제조공정 중 발생할 수 있는 기계적 손상을 방지하는 데 기여한다.

제안된 국제표준 내용

위 표준안은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레이저 다이싱의 치수 정확성을 평가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반도체 장치의 성능을 평가하기 위한 구성요소 및 검사장비의 성능 평가법을 정의하고, 특히 레이저 다이싱 공정에서 발생하는 치수상의 정확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공한다. 레이저 다이싱 공정에서 중요한 요소인 가공진직도(straightness), 테이퍼(taper), 측벽 품질(sidewall profile)을 평가하는 항목이 포함되며, 이를 통해 다이싱 공정의 품질을 표준화하고 일관성 있는 반도체 제조가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표준 트렌드 전망 및 신규 표준 제언

반도체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웨이퍼 다이싱 기술의 표준화 필요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웨이퍼가 점점 더 얇아지고, 복잡한 3D 패키징 기술이 도입됨에 따라 발생하는 기존 기계적 다이싱 방식의 한계에 레이저 다이싱, 레이저 풀컷, 플라즈마 다이싱과 같은 비접촉식 다이싱 기술이 주목받고 있으며, 이들 공정에 대한 국제표준화가 필수적이다. 현재 기술개발 수준 및 트렌드를 감안했을 때, 향후 웨이퍼 다이싱 기술의 표준화 방향은 다음과 같다.

극초단 펄스 기반의 레이저 풀컷 공정장비에 대한 표준

극초단 펄스 레이저는 펨토초 수준의 짧은 시간 동안 강력한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방출해 웨이퍼를 고정밀로 절단하면서 열 영향을 최소화하고, 칩핑이나 크랙과 같은 물리적 손상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초박형 웨이퍼나 고집적 반도체 칩과 같은 정밀성이 요구되는 공정에서 필수적인 기술이다. 이러한 공정장비의 표준은 레이저 공정 파라미터, 커프 폭 관리, 열 손상 방지와 같은 중요한 기술적 요구사항을 일관되게 관리할 수 있게 하며, 이를 통해 공정의 신뢰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표준화된 장비를 통해 제조업체는 일관된 품질을 보장할 수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술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레이저 풀컷 시장은 아직 개발단계에 있어, 우리나라가 선진입할 수 있는 유망한 시장으로 평가된다. 표준화를 통해 레이저 풀컷 기술의 신뢰성과 일관성을 확보하게 되면, 국내 장비 제조사 및 반도체 칩 제조사의 경쟁력을 높이고 기술적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종 소재 다이싱 품질 측정에 대한 표준

웨이퍼 다이싱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low-k 물질층이나 다이 어태치 필름 등과 같이 이종 소재가 결합된 웨이퍼를 다이싱 해야 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이종 소재가 결합된 웨이퍼에서는 각 재료의 기계적·열적 특성이 다르기에 다이싱 중에 물리적 변형이나 열팽창 차이로 인해 칩핑·크랙·결합 계면 불안정성 등의 결함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다이싱 품질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서는 각 소재의 특성을 반영한 정밀한 평가방법이 필요하다. 다이싱 중에는 재료의 강도·열팽창 특성·결합 면의 균일성 등이 중요한 평가요소가 되며, 다이싱 후에는 잔여물 발생 여부, 절단면 품질, 재료의 열적·기계적 변형 등을 평가해야 한다. 이러한 특성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표준이 마련된다면, 다양한 이종 소재를 사용하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일관된 품질을 유지할 수 있고, 제품 신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전력반도체용 화합물 반도체 다이싱에 대한 표준

SiC(Silicon Carbide)와 같은 화합물 웨이퍼는 고전압, 고온 환경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에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필수적인 재료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SiC는 기계적 강도와 경도가 매우 높아, 기존의 기계적 다이싱 방식으로는 가공하기가 어렵다. 레이저 다이싱과 같은 비접촉 방식이 화합물 웨이퍼 가공에 적합하나, 공정 중 발생할 수 있는 열적 손상과 구조적 변형을 최소화할 수 있는 표준이 요구된다. 이러한 화합물 웨이퍼의 가공 특성을 반영해 다이싱 후 칩의 화학적 조성 변화·치수 정밀도·기계적 특성을 평가하는 방법에 대한 표준을 제시함으로써 전력반도체 소자의 성능 및 신뢰성을 높이고 제조공정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